[자본시장 리더에게 듣는다] 김성훈 "해외 수익성 강화… 미국 호텔 투자 펀드 내놓겠다"
“해외 유수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와 부동산 등 대체 투자 자산을 담은 펀드를 선보여 회사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투자 역량을 끌어올리는 게 회사 발전뿐 아니라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키움운용의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키움운용은 국내 채권형펀드 운용의 ‘강자’로 꼽힌다. 전체 수탁액(40조8604억원, 지난달 26일 기준)에서 채권형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5.5%에 달한다. 대표 상품은 설정액이 2189억원인 ‘키움단기국공채’.

김 대표는 “키움운용(당시 우리자산운용)이 키움증권에 인수된 2014년 말 전체 수탁액은 21조원대에 그쳤다”며 “이후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 대상 영업을 강화해 수탁액을 두 배로 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형펀드는 운용 보수가 낮아 회사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키움운용의 수탁액은 국내 독립계 운용사 가운데 1, 2위를 다투지만 영업이익은 200억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한국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김 대표가 올초 주식운용본부 내 글로벌운용팀을 떼어내 글로벌마켓본부로 승격시키는 조직 개편을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3년간 외형 성장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채권보다 운용 보수가 높은 자산군 비중을 늘려 내실을 다질 계획”이라고 했다.

글로벌마켓본부는 해외 부동산 등 대체 투자 관련 재간접 펀드와 동남아시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아세안 펀드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운용업계 자산 증가분 가운데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었을 정도로 해외 투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채권형펀드의 운용 보수가 10bp(1bp=0.01%포인트)에 불과한 데 비해 해외 대체 투자 펀드는 30~40bp에 달해 회사 수익성도 큰 폭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대체투자본부 내 부동산운용팀을 세 개로 늘린 것도 해외 부동산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키움운용은 조만간 미국 대형 건설회사와 함께 미국 호텔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국내 공모 펀드 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기관투자가나 프라이빗 뱅킹 시장을 타깃으로 한 목표 전환형 사모 펀드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서울 용산고와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동부증권을 시작으로 23년간 증권사와 운용사에서 전문성과 조직 관리 역량을 쌓았다. 2008년에는 키움증권 홀세일총괄본부를 맡았고 2014년부터 키움운용의 마케팅본부장을 지냈다.

하헌형/서기열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