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600선 돌파를 시도한다. 본격적인 어닝 시즌을 맞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 증시가 기업 실적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도 한국 증시엔 긍정적이다. 코스피지수는 25일과 26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2574.76에 장을 마쳤다.
사상 최고 행진 코스피… 실적장세 재현되나
◆높아지는 실적 기대감

지난 9일 삼성전자의 실적 잠정치 발표로 막이 오른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SK하이닉스네이버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코스피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끌었다. 이번 주에도 에쓰오일(30일), 삼성전기(30일), 아모레퍼시픽(31일), 삼성전자(31일, 확정치) 등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실적은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4분기 실적에 비용을 반영하기 때문에 실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지난해 4분기는 글로벌 경기 호조로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에 포함된 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11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5.4% 늘어날 전망이다. 3개월 전 전망치(11.2% 증가)보다 상향 조정됐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9.1배로 2005년 이후 평균(9.5배)보다 낮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150조원 정도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라며 “주주친화 정책도 강화되고 있어 코스피지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돌아오는 외국인

외국인들의 투자도 늘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315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한국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기업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서다.

달러 약세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120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063원90전(26일 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는 외국인 자금 유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철강·화학·기계 등 달러 약세와 원유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쓰는 것도 한국 증시엔 호재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 심리에 추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 주식시장의 흐름”이라며 “미국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겠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되지 않는 한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로 예정된 페이스북(31일), 퀄컴(31일), 애플(2월1일) 등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도 한국 증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올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비에이치(-32.05%, 올 들어 주가 하락률), 인터플렉스(-28.57%) 등 애플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다음달부터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4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발표하면 중소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노유정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