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이 19일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고도 10% 가까이 급락했다. 다른 제약·바이오주도 동반 급락하면서 코스닥지수는 880선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계 증권사에 난타 당한 셀트리온 '급락'
셀트리온은 이날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289억원(43.52%·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5173억원(104.75%)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인 9528억원을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치(5052억원)를 웃돌았다. 영업이익률은 62.41%로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하지만 도이치뱅크의 부정적 의견을 담은 보고서가 나오면서 사상 최대 실적의 의미가 퇴색했다. 도이치뱅크는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연구개발(R&D) 금액을 회계처리할 때 비용으로 쓰지 않고, 자산화했기 때문”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글로벌 경쟁 업체들과 같은 기준(정부 허가 단계)으로 R&D 비용을 자산화하면 영업이익률은 30% 중반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도이치뱅크는 “셀트리온의 수익성은 지속될 수 없다”며 목표주가 8만7200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의 30% 수준이다. 지난 17일 노무라금융투자도 셀트리온이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하며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낮췄다.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할 예정인 셀트리온의 코스피200지수 편입이 오는 3월이 아니라 6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지수 편입이 미뤄지면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등이 줄어들 것”이라며 “수급 불균형이 길어지는 만큼 주가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셀트리온 주가는 3만1500원(9.87%) 내린 28만7800원에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7.88%) 셀트리온제약(-9.82%)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신라젠(-2.09%) 바이로메드(-6.35%) 티슈진(-3.89%) 등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시장을 주도해온 제약·바이오주가 무너지면서 코스닥지수는 이날 18.20포인트(2.03%) 하락한 879.99에 마감했다. 5거래일 만에 880선 아래로 떨어졌다. 앞서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가 ‘팔자’세로 돌아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35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바이오 주가는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며 “작은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영연/노유정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