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스타트업·사모펀드까지… '현금 부자' 예스코, 투자반경 넓힌다
LS그룹의 도시가스 계열사인 예스코가 신라젠과 해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은 물론 사모펀드(PEF)로 투자 반경을 넓혔다. 2000억원에 육박하는 보유 현금의 운용 수익을 불리기 위해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예스코는 코스닥에 상장된 항암치료제 개발업체 신라젠 주식 4만8302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월1일 비상장사이던 신라젠 주식을 주당 2만5000원가량에 총 12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 1일 신라젠 종가(10만8400원)를 고려하면 예스코의 보유 지분 가치는 52억3593만원에 달한다. 신라젠 투자로 거둔 수익률은 336.3%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스타트업인 에바오토메이션에 116억원을 투자했다. 음성인식 기술 업체인 에바오토메이션은 2014년 최고급 영국 스피커 회사인 바워스&윌킨스(B&W)를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예스코는 올 5월에는 미국 투자회사인 오크힐이 조성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5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6월에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에 13억원을 출자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음식료 배송 스타트업인 어니스트비 지분 6.67%를 111억원에 사들였다. 예스코가 투자한 어니스트비와 에바오토메이션은 미국 벤처캐피털(VC)인 포메이션8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곳이다. 포메이션8은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 구본웅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구 회장과 구 대표는 각각 예스코 지분 3.60%, 0.38%를 갖고 있다.

예스코의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968억원에 이른다.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양한 투자처 발굴은 두산인프라코어 기업금융프로젝트(CPF) 팀장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상무 등을 거친 김창진 투자운용부문장(상무)이 총괄하고 있다. 예스코는 지난해 1월 투자운용부문 조직을 신설하면서 김 상무를 선임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