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7일 오후 4시30분

국내 최대 중고차 유통 브랜드인 SK엔카 인수전이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신생 PEF 운용사 메디치인베스트먼트 간 2파전으로 펼쳐지게 됐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와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진행한 SK엔카 매각 본입찰에 한앤컴퍼니와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두 곳이 참여했다. 지난달 18일 예비입찰에는 국내 중견 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케이스톤파트너스까지 네 곳이 참여했으나 최종전은 2파전으로 압축됐다.

SK(주)는 당초 PEF 후보가 SK엔카를 인수하더라도 상표권이 없어서 ‘SK엔카’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입찰을 1주일가량 연기할 계획이었다. ‘SK엔카’ 상표권을 가진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와 일정 기간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협상을 벌이는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표권 사용 협상을 병행하면서 매각 작업을 하기 위해 예정대로 본입찰을 실시했다. 대신 본입찰에 참여하는 인수후보들에 향후 몇 년간 ‘엔카’ 브랜드를 사용하기를 희망하는지, 이에 따른 인수 가격을 얼마로 산정할지 등의 조건을 제시하도록 했다.

SK그룹이 SK엔카를 매물로 내놓은 것은 오프라인 중고차매매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성장 가능성이 막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엔카 인수전이 PEF 간 대결로 압축됐지만 두 후보의 면모는 극과 극이라는 평가다. 모건스탠리 PE 출신인 한상원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한앤컴퍼니는 국내 대표 PEF 가운데 하나다. 대한시멘트 쌍용양회 등을 인수해 국내 시멘트산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2015년 세계 2위 자동차 부품회사인 한온시스템을 약 4조원에 인수했다.

이에 비해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털(VC)로 시작해 중견 PEF로 올라선 ‘신참’이다. 올초 롯데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32%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하며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중고차 브랜드를 놓고 고래와 새우가 한판 싸움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