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매력에 외국인 돌아올 것…IT 비중 늘리고 화학·정유·기계 담아라"
지난 7월24일 사상 최고인 2451.53으로 장을 마친 코스피지수는 이후 미끄럼을 탔다. 지난달 29일 종가는 2394.47로, 이 기간에 2.32% 하락했다. 같은 기간에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증시가 상승세를 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직후부터 한국 증시가 ‘반전 스토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실적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 돌아올까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를 찍었던 지난 7월24일 이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3506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 이탈은 최근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핵심 요인이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 여부는 추석 연휴 이후 나타날 증시 움직임 중 가장 큰 주목대상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실적시즌은 오는 13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로 본격 개막된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한 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머징 마켓이 조정을 받지 않을까 염려하는 중”이라며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된 국가 중 상장사 실적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업계 추정치 평균)는 50조3460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40%가량 증가한 수치다.

실적개선 추세가 뚜렷한 가운데 북·미 갈등 심화로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은 커졌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2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9.18배로, 2010년 이후 평균치(10.16배)보다 낮다”며 “외국인 투자자로선 한국 증시가 가격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화학 정유 기계에 주목

전문가들의 추석 연휴 이후 최선호 업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업종이다. 증권업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3분기에 IT업종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5.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거의 모든 전문가는 4분기 중 투자해야 할 1순위로 IT주를 꼽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IT주 이외에 투자해볼 만한 종목엔 어떤 것들이 있는가’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250만원을 돌파하고, SK하이닉스가 올 들어 2배 가까이 오른 만큼 IT주에 투자하는 것만으론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화학·정유 △철강 △기계 등을 투자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화학·정유 및 철강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허리케인 여파(화학·정유)와 환경규제로 인한 중국발(發) 공급감소(철강) 등 요인으로 제품마진이 큰 폭으로 커지고 있다.

기계업종은 올 들어 증시에서 한 번도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는 업종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기계업종지수는 연초 이후 박스권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3.62%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18.16%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상당수 전문가는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디와이파워 진성티이씨 등 기계주를 추석 연휴 이후 연말까지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조 센터장은 “선진국 경기회복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기계산업은 초호황기 초입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주와 전기차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종목(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도 관심 대상이다. 게임업종은 3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14.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업종 중 3분기 영업이익 추정 증가율 1위다.

■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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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은정진/나수지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