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식품은 통상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주목받는 겨울 수혜주였다. 1970년대 처음 선보인 뒤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잡은 호빵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삼립식품 주가는 25배 뛰었다. 호빵이 잘 팔려서가 아니다. 원재료 조달에서 유통에 이르는 수직계열화 구축과 가맹사업의 성공적인 해외 확장 외에도 SPC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라는 점이 부각됐다. 식품소재 및 유통사업의 성장세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 삼립식품, 식품·유통 다변화…3년간 주가 25배↑
◆그룹이 끌고 자회사가 밀고

1일 삼립식품은 3.9% 오른 33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5년 전 1만원, 3년 전 2만원대 초반에 불과했던 주가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최근 1년 사이 주가 상승률은 70%가 넘는다.

SPC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해외시장 확대와 자회사를 통한 식품 소재, 유통 등으로의 사업 확장으로 내실을 다진 덕이다. 그 성과는 곧 그룹 내 하나뿐인 상장사인 삼립식품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삼립식품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40.66%)이다. 삼립식품은 밀다원, 에그팜, 그릭슈바인 등 각각 밀가루, 계란, 육가공품을 공급하는 자회사들을 두고 있다.

SPC그룹이 가맹점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를 앞세워 해외사업을 늘려가면서 삼립식품 주가에도 힘이 실렸다. 파리바게뜨의 해외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개국, 200여개다. SPC그룹은 2030년까지 가맹점을 20여개국, 1만20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 7월에 출범한 삼립식품의 식자재유통 자회사 삼립GFS도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삼립식품뿐 아니라 파리바게뜨 등 국내외 SPC그룹 내 가맹 브랜드들에 식품 원재료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른 식자재 유통업체와 달리 물류 인프라를 갖춰 그룹 외 매출 비중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며 “지난해 5000억원대였던 매출은 올해 1조원, 내년엔 1조4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삼립식품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사업별 영업이익은 식품소재사업(54.5%) 부문 비중이 호빵을 포함한 제빵사업(30.42%) 부문을 크게 웃돌았다.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2년 이후 매년 증가해왔다.

◆고평가 논란에도 추가 상승 기대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고평가돼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몇 년 사이 삼립식품 주가 상승이 너무 가팔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역대 최고가(41만1500원)를 찍은 후 11월 25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조정을 받긴 했지만 올해 다시 상승세다. 지난해 말 이후 16% 올랐다. 주가수익비율(PER)은 80배로 음식료업종 평균인 41배를 크게 웃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2배에 이른다.

삼립식품 기업설명(IR)을 맡고 있는 조병훈 상무는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로서 회사를 대표하고 있다는 상징성이 가치를 더했다”며 “그룹의 국내외 역량과 매출 규모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성을 갖추고 외부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대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2016년 추정 PER도 40배에 달해 주가가 높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 확장을 통한 모멘텀(상승동력)이 확실하다는 면에서 단기적으로 조정받는 시점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