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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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자 금리인상 이후 국내 금융시장 변화에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발빠르게 내년 전망을 내놓고 있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상승동력(모멘텀) 없는 상태에서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2016년, 모멘텀 없는 주식시장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어두운 내년 증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멘텀이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한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으며, 코스피지수의 예상 범위로 1900~2350포인트를 제시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국내 기업 이익은 선전했다"며 "코스피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1% 증가한 총 88조8000억원으로, 4년 동안 이어진 이익 감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익 성장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기업 이익의 주된 요인이었던 원화 약세와 저유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원·달 환율과 유가는 각각 1100원 초반과 50달러대에서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약세와 저유가가 상당 부분 희석되는 셈이다.

KDB대우증권은 내년 코스피 지수가 1700~215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부장은 "최근 한국경제는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저성장을 겪고 있다"며 "2011년 하반기부터 4년째 침체가 지속되면서 내년에는 탈진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일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7%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3.6%에서 3.1%로 하향조정했다.

김 부장은 "저성장 환경에서 재무적 한계기업 수는 전체 제조업체의 27.5%에 해당한다"며 "시가총액 비중의 16% 수준"이라고 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하반기에는 수출가격 개선과 비용절감 효과 한계로 불황형 흑자구조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내년 2분기에 2170포인트까지 오른 뒤 3분기부터 하락, 4분기에는 1850포인트까지 밀려날 것이라고 봤다.

다른 증권사들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IBK투자증권은 1850∼2250포인트, 현대증권은 1900∼2250포인트 사이에서 코스피가 움직일 것으로 봤다.

◆ 상반기에는 중소형주, 하반기에는 가치주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시기에 따라 투자전략을 다르게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상반기와 하반기 증시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악재가 지나가고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확대 등으로 유동성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며 "중소형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유동성 랠리가 나타난 만큼 성장형 중소형주와 가치형 중소형주의 상승 확률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경수 팀장도 "상반기에는 대외 달러 강세 악재를 피할 수 있는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낫다"며 "내년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도 정책 기대감 노출도가 큰 중소형주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대형 가치주의 반격이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 3~6월 사이에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에는, 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며 "장의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