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실적…" 턴어라운드株 '날개' 편다
코스피지수가 30일 6거래일 만에 조정을 받았다. 이 와중에도 한국전력(0.93%) 현대상선(1.39%) LG디스플레이(2.63%) 대한항공(0.60%)은 꿋꿋하게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들 종목에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1,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이란 점이다. 연초 이후 증시가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상승세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소 불안하다.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유동성의 힘으로 오른 종목이 많아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 이후에는 실적에 따른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턴어라운드 종목은 남보다 한발 빠른 투자에 나선다는 차원에서 미리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볕드는 종목 상승세 두드러진다

"이제는 실적…" 턴어라운드株 '날개' 편다
올해 1~3분기에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은 정보기술(IT) 및 해운·항공 업종에 집중돼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 STX팬오션(1분기) △한국전력 현대상선 LG디스플레이 대한항공(2분기) △하이닉스 LG전자 LG이노텍 등 9개 종목(3분기)이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종목의 최근 상승세는 시장 평균(코스피지수)을 크게 앞서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6.28% 오른 가운데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종목으로 꼽히는 LG디스플레이는 19.59% 상승했다. IT업종 내 또 다른 턴어라운드 종목인 LG이노텍은 24.19% 올랐고 해운·항공 업종 내 현대상선과 대한항공은 각각 16.14%와 16.32% 뛰었다.

이들 종목이 포함된 업종의 업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올해 연간으로 보면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디스플레이 업황은 “중국 노동절, 런던올림픽 등을 앞두고 큰 폭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코닝의 글라스 판가 인하로 원가 절감이 가능해진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황준호 대우증권 연구원)이라는 예상이다.

해운·항공 업황도 나쁘지 않다는 전망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지난해 2분기 일본 대지진에 따른 기저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항공주가, 하반기에 들어서면 고질적인 공급 과잉 압력이 구조적인 해소에 들어가면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해운주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연초 이후 지금까지는 유동성의 힘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종목이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움직임을 보였다면, 앞으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위주로 주가가 오르는 실적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은행·증권주가 올 들어 많이 오른 것은 실적이 안 좋아도 가격이 싸다는 이유 때문”이라며 “증권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0.7배에서 0.8배 수준으로 올라와 저평가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디스플레이가 ‘바닥’을 치고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이는 IT 하드웨어와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항공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시 전반적으로는 아직 기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인 만큼 턴어라운드 종목을 중심으로 중·장기 보유 목적의 선별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가 돼야 경기 회복과 함께 기업 실적 개선세가 확산되면서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증시 강세는 실적 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반등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종현/임근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