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아시아 신흥시장 7개국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 7개국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 520억2천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29억 달러로 7개국 전체의 43.94%에 달했다.

인도와 대만이 150억2천900만 달러와 116억2천200만 달러로 2위와 3위였으며 태국(12억5천700만 달러), 인도네시아(8억9천300만 달러), 필리핀(3억9천300만 달러), 베트남(1억2천200만 달러) 순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들이 지난 2월 5억5천900만 달러 순매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매월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4월 30억6천200만 달러 순매수를 기록해 7개국 전체 순매수의 37.21%를 차지한 뒤 이 비중은 8월 72.43%까지 치솟았으며, 9월 30.62%로 주춤했지만 10월 53.25%, 11월 47.67%로 높아졌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333억7천700만 달러의 기록적인 순매도와 대조적이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개국 순매도액 합계(656만7천800만 달러)의 50.82%에 해당했다.

외국인 투자가 대량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급반전한 배경에는 환율 등 재정차익거래 유인 외에도 뚜렷한 경기 회복세와 국내외의 긍정적인 경제 전망, 대외 신인도 정상화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임형준 주식시장팀장은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타격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지난달에도 미국 뮤추얼 펀드에서 인터내셔널 펀드 및 신흥국ㆍ아태지역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됐다"며 "`두바이 사태'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신흥국의 강한 경기 회복세와 통화 강세, 금융완화 기조 지속에 대한 기대 등으로 외국인 순매수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