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해외펀드 비과세 일몰을 앞두고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재간접펀드(펀드오브펀드)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해외펀드와 세제 차이가 없어지는 데다 다양한 역외펀드를 재간접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1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펀드에 재투자하는 재간접펀드는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12개가 출시됐다. 지난 7월 33개의 재간접펀드가 나온 데 이어 3개월여 만에 75개 펀드나 나왔다.

최근 나오고 있는 재간접펀드는 해외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한 것이거나 7월 시행령 개정에 따라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자신의 단일 역외펀드에만 투자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삼성투신운용이 최근 내놓은 '삼성차이나포커스ETF' '삼성인디아포커스'를 비롯해 슈로더운용의 '슈로더글로벌에너지' '슈로더미국중소형주' 등은 모두 재간접 형태의 상품이다. 특히 해외 ETF를 섞어 만든 재간접 펀드의 출시로 다양한 투자가 가능해지고 있다. '삼성 중국A주ETF'나 '하이 차이나 본토&홍콩' 등은 상하이A주에 투자할 수 있는'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격'(QFII)이 없어도 A주 ETF를 편입해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이 내달 출시할 금ETF도 해외에 발행된 금ETF를 100% 편입하는 재간접 방식이다.

김지은 슈로더운용 이사는 "재간접펀드는 성과가 이미 검증된 기존 역외펀드에 투자할 뿐 아니라 국내 모집 규모가 작더라도 효율적으로 운용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 팀장은 "세제상 역외펀드의 차별이 없어짐에 따라 우수한 해외 글로벌자산배분펀드를 중심으로 재간접펀드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려면 글로벌 운용사와 위탁이나 자문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 비해 재간접펀드는 역외펀드에 투자하면 돼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