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지주사 전환에 따른 자금 부담 우려로 급락했다. 반면 이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아차와 글로비스 현대제철 등은 지분 매각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부각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31일 개장과 함께 대량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를 지속한 끝에 9.86% 하락한 13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크레디리요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전체 거래량의 30%가 넘는 130만여주의 매도 주문이 나왔다.

이 회사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 5.8%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그룹의 지주사가 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지분율이 20.58%로 늘어 자회사에 대한 최소 출자 요건(20%)을 갖추게 돼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주사 전환은 그룹의 성장성 강화를 위해 필요하지만 관련 지분 인수 비용은 주가에 부담이 된다"며 "이 같은 우려가 단기 급등에 따른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지주회사로 가려면 현대차의 기아차 지분 추가 매입 등에 3조원가량의 자금이 더 필요할 수 있지만 향후 현대차 성장에 따른 지분법평가이익 등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측은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만 해소하면 되기 때문에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비용 부담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글로비스는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수혜가 예상된다는 기대에 10만4000원으로 14% 넘게 치솟으며 2005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대제철도 이번 현대차 지분 매각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4.34% 올랐으며 기아차 역시 지분 매각에 따른 유동성 확충 기대로 4.32% 상승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