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타기'땐 36% 수익 가능하지만 경쟁률 높아 배정물량 확보 불투명

하이닉스반도체의 기존 주주들이 이 회사가 추진 중인 시가할인 방식의 유상증자를 이용해 '갈아타기'에 나설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현재 보유한 물량을 처분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을 배정받으면 단번에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유상증자에서 주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6일 2.35% 오른 739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오는 13~14일 실시하는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주당 5400원으로 결정됐다. 기존 주주라면 이날 종가로 주식을 처분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배정받게 되면 36.8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주는 물론 하이닉스 주식이 없는 투자자도 시세보다 싼 값에 주식을 확보할 수 있어 유상증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발행가가 낮아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경우 기존 주주들로선 얼마나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를 통한 갈아타기'를 시도하려는 기존 주주들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받을 수 있는 물량을 사전에 알 수 없어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D램 반도체 가격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D램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흐름을 이어가면 유상증자에 따라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영향이 그만큼 상쇄될 것이기 때문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이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점과 증자 물량인 6000만주가 며칠 만에 소화될 수 있는 물량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유상증자를 전후한 시기에 8000원대에선 '이익 실현'하고 6000원대에선 '비중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