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연봉 재계약 시즌이 도래하면서 스카우트 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설 증권사들이 리서치 및 영업인력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어 증권가의 스토브리그가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신흥증권은 약세장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얻은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영입할 예정이며 투자은행(IB)부문 부사장으로 이옥성 전 한화증권 전무를 사실상 내정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증권사 육성을 위해 두 사람말고도 증권가의 능력 있는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재광 산은자산운용 상무를 리서치센터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측은 영입을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족집게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이 작년 하나대투증권으로 이동한 전례를 고려할 때 스타급 센터장의 이동은 애널리스트들의 도미노 이동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게다가 다음 달부터는 애널리스트들의 재계약이 시작되기 때문에 신설 및 기존 증권사들이 유능한 리서치 인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신설 및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능력 있는 경영진을 모시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달 초 이병호 전 동양종금증권 부사장이 KTB네트워크가 신설하는 KTB투자증권의 대표이사로 내정됐으며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임홍재 전 교보증권 IB투자본부장은 기업은행이 신설하는 IBK투자증권 부사장급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솔로몬저축은행이 인수한 KGI증권은 지난 달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종열 전 동부증권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이병호 동양종금증권 부사장은 이달 초 KTB네트워크가 신설하는 증권사 공동대표로 영입됐다.

외국계 증권사 출신도 주요 영입 대상이다.

국민은행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은 이달 11일 김명한 전 도이치뱅크그룹 한국대표를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삼성증권도 이달 들어 메릴린치 글로벌-유동성 사업부장(COO) 출신인 권경혁 전무를 영입했으며 동양종금증권은 씨티은행 출신인 노동래 이사를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으로 스카우트했다.

영업부서의 경우 팀 전체가 영입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작년 말 K증권의 자산운용담당 임원과 선물팀의 핵심 인력을 한꺼번에 데려갔다.

이처럼 증권가의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맨의 몸값도 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권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도 증권맨의 몸값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경우 자칫 투자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