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과 주식형 펀드 잔고가 나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개인자금이 들어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단기차익을 노리는 스마트머니(smart money)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 일각에선 소액투자자가 아닌 큰손들이 단타를 목적으로 뭉텅이 돈을 들여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은 고객예탁금은 19일 현재 10조9천2백6억원으로 최근 사흘간 7천8백억원 늘어났다. 일반인이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1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6천8백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개인들이 최근 연속 순매수를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사 주식형 펀드 환매도 주춤하고 있다. 그 동안 줄곧 감소세를 보였던 주식형 펀드 잔고는 19일 현재 9조5천4백60억원으로 이틀간 2백50억원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증권사 일선 지점장들은 "영업점의 분위기는 여전히 썰렁하다"고 지적했다. 장득수 신영증권 압구정지점장은 "개인의 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 같은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주가가 오르면 팔겠다는 투자자들이 더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최종욱 LG투자증권 화곡역 지점장도 "신규 투자자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며 "예탁금 증가를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고객예탁금 증가는 일부 '큰손'고객들의 자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부 충격 등으로 주가가 갑자기 급락하자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춘수 대한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주가가 갑자기 떨어지자 오히려 환매가 줄어들고 있다"며 "하지만 지수가 800을 넘어서면 환매는 다시 늘어날 것 같다"고 밝혔다. 투신사 마케팅팀 관계자들은 "고객들이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을 내비치고 있지만 추세적인 자금 유입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