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10일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주저앉자 이제는 지지선을 설정하거나 바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진단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와 증시의 불안 등 대외 악재가 국내 증시에 충격을 주고 있어 당분간 하락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낙폭이 커 기술적인 반등의 영역에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섣불리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시장을 차분히 지켜보고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석중 교보증권 상무 국내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어느때 보다 높아져 있다. 지금은 투자주체와 주도주, 모멘텀이 없는 `3무(無)' 상황이다. 다우지수 등 미국 시장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만큼 우리 지수를 가늠한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73년부터 2년간 다우지수가 43% 급락할때 경기하강과 맞물려 우량 기술주 종목의 거품이 해소되는 과정을 겪었다. 전고점 대비 30% 가량 하락중인 다우지수가 당시와 유사한 상황을 겪고 있는 듯 하다.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44년이래 최저치라는 점도 경기 하강을 뚜렷이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오히려 빨리 치러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유일하게 바라볼수 있는 반등의 계기다. ◆조용백 대신경제연구소 이사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 최저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유럽증시의 불안 등 각종 악재가 해소되지 않아 국내 증시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투매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경기마저 불투명하다. 3.4분기와 4.4분기 기업 실적이 크게 둔화되지는 않겠지만 실적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다. 다음주부터 본격화되는 국내 기업의 3.4분기 실적 발표때 '어닝 서프라이즈'가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종합주가지수는 당분간 600선 전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연중 최저점을 계속 경신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선은 없어진 상황이다. 당분간 700선을 넘기는 힘들 것이다. 기술적으로 반등이 가능한 시점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투매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주식을 사기보다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상주 대우증권 이사 향후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다. 펀더멘털이나 정부 정책, 유동성 등 각종 변수들을 갖고 설정한 지지선은 지금까지 맞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미국시장의 동향에 따라 한국시장도 움직일 것이라는 점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미국시장이 떨어지면 한국에서 팔고 있다. 따라서 미국시장의 바닥여부를 진단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파악하기 힘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인 투자자라면 낙폭과대 우량주를 매수하는 것도 괜찮다. 실적에 비해 역사적 저점수준으로 떨어진 종목들이 적지 않으며 이들 종목을 1년이상 보유한다고 생각한다면 현재가 매수의 시점이 될 수있다. ◆이근모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 현재의 증시폭락은 국내 상황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미국발 해외경제 불안에 따른 것이다. 향후 뮤추얼펀드 환매로 인한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한 마디로 현재는 시계 '0'의 상황으로 바닥권이나 반등시기를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내 증시는 이제 전적으로 해외상황에 달려있기 때문에 미국증시가 진정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정시기를 예상하기가 어렵다. 미 다우지수가 과거 경험상 7,000선이 바닥이라고 하나 전쟁과 서부항만 악재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바닥지지를 장담할 수 없다. ◆신성호 우리증권 이사 지금 시점은 `셀링 클라이맥스'(매도 절정기)의 중기로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이 경제논리나 기업가치를 따지기 보다는 패닉형태의 매도를 취하고 있다. 주가 하락폭이 기간에 비해 크고 수급 논리에 의해 떨어지고 있다. 아직도 하락추세의 범위에 있고 투매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행스러운 것은 주가 하락과정에서 지난 9월말부터 거래량이 조금씩 늘고 있고 이번주 들어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다. 셀링 클라이맥스의 초기때 주가가 하락하고 거래량도 줄어드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러나 추세반전은 아직 기대하기 힘들다. 내년 2.4분기를 경기바닥으로 보고 주가가 3~5개월 선행한다고 했을 때 추세반전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1.4분기를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은 주식을 팔기도 사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지켜보는 것이 좋다.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 해외 증시가 동반 폭락하고 있는 것이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미국과 일본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 증시도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외국인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기관이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는 수급상으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단 거래소시장의 경우 580선이 1차 지지선이 될 수 있다. 기술적 반등이 나오더라도 630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80선이 무너진다면 500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 해외증시가 불안정한데다 주변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은 매매를 자제하고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