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펀드상품이 증시수급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투자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도 없애고 있다.' 올 들어 은행 투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았던 2조원 규모의 원금보전 및 전환형 간접투자 상품에 대해 이 같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원금보전 및 전환형 펀드가 최근 들어 로스컷(loss cut:손절매) 매물을 쏟아내면서 수급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원금보전 및 전환형 펀드=원금보전형 펀드는 주가하락시에도 원금의 95%까지는 보전해주는 상품.보통 펀드자산의 70%는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를 주식에 투자한다. 주가상승기에는 '채권이자+알파(주식투자수익)'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주식투자에서 20∼25%의 손실이 나면(이 경우 전체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6∼7.5%)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하도록 돼 있다. 그 후 만기(통상 1년)까지 채권부문에서 나오는 이자로 원금의 95%를 보전해주도록 설계됐다. 전환형펀드는 목표수익률(10∼20%)을 달성하는 즉시 주식을 처분하고 채권형펀드로 바꾸는 상품이다. 또 원금손실이 3∼15%에 이를 때에도 채권형으로 전환된다. ◆문제점=이들 펀드가 위험관리,손실제한 등의 장점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손실을 '확정'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령 단기적인 증시하락으로 원금손실이 나면 투신사들은 규정대로 주식을 모두 팔고 채권형으로 전환한다. 이 경우 향후 주가반등에 따른 원금회복,나아가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없어지는 셈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주가변동성으로 인해 모든 주식 관련 간접상품은 단기적으로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면서 "원금손실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손절매를 하고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 펀드는 취약한 증시수급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반 주식형펀드는 주식을 판 자금으로 다시 주식매수에 나설 수 있지만 원금보존형이나 전환형은 손절매 이후 채권형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