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외국기업의 상장폐지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는 스웨덴 자동차 메이커 볼보의 상장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볼보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도쿄 증시 외국부에는 피크였던 91년 12월에 127개사가 상장되기도 했으나 거품붕괴후 일본 국내주식시장의 침체도 겹쳐 현재는 상장기업수가 3분의 1로 줄었다. 볼보사는 일본측 대리인을 통해 "도쿄증시 상장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유통 주식수가 너무 적다"고 상장폐지 이유를 밝혔다. 도쿄증시에 내는 수수료가 매년 평균 80만엔인데다 유가증권보고서를 일본어로 번역하는데 드는 비용 등을 포함하면 상장을 유지하는데 연간 약 2천만엔이 들어간다. 이에 비해 96년에 하루 평균 454.5주였던 볼보주식 거래량은 작년에는 62.2주로 격감했다. 작년 1년간 거래가 이뤄진 날은 36일에 불과했다. 볼보측은 "일본투자가들은 도쿄보다도 스톡홀름 증시에서 활발히 거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보는 `일본에서의 지명도 상승이 판매촉진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해 86년 12월 도쿄증시에 상장했으나 이런 기대는 충족되지 못한 셈이다. 도쿄증시 외국부는 자본거래의 국제화에 부응하기 위해 73년 12월에 개설됐으며 거품경제로 도쿄증시가 활황을 보임에 따라 87년에는 연간 가장 많은 36개사가 상장,IBM, 보잉 등 거창한 외국기업들이 이름을 올렸으나 92년부터 10년간 상장기업수가 계속해서 줄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경우 외국기업의 상장이 매년 늘어 금년 1월 450개사에 이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도쿄증시 외국부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성장성 있는 아시아계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과 함께 일본 투자가들에게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