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현물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12일 반도체장비업체 주가가 덩달아 치솟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반도체장비주에 대한 매수관점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장비업체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 동향과 경기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정창원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 D램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장비업체도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반도체장비업체의 3/4분기 실적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아직 장비업체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는 되야 실적호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D램 가격 동향에 관심을 가지고 단기매매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로 설명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닌 추세"라며 "작은 회복신호에도 상승탄력을 받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에 따라 연말까지는 반도체장비업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과 직전분기 대비 35% 이상 나빠진 반도체장비업체들의 실적발표가 이번 주말에 있음에 따라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미 실적악화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그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D램 가격의 상승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지만 D램 가격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본격적인 회복세는 내년 2/4분기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수요 상승의 원인이 된 이번 가을 PC 주문의 증가가 실수요자의 판매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확인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판매가 기대 이하일 경우 PC업체들은 다시 한번 악성재고를 떠 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D램 가격 상승은 계절적 효과와 업체들의 가동률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성인 동원증권 차장은 "D램 가격의 본격적인 상승세는 내년 2/4분기 후반에야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 PC수요가 금년 대비 최소 12% 이상 늘어나거나 일부 D램 업체가 퇴출 돼야만 D램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주성엔지니어, 코삼, 유원컴텍, 동양반도체, 유니셈, 이오테크닉스, 실리콘테크, 서두인칩, 아토, STS반도체, 나리지*온, 삼테크, 아큐텍반도체, 동진쎄미켐 등 반도체장비업체가 일제히 가격 제한폭을 위로 채웠다. 이날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128메가(16×8)SD램 PC133은 지난 금요일보다 13.38% 급등한 개당 1.30달러∼1.55달러에 거래돼 닷새 내리 상승했다. 반도체 현물가 상승은 사상 최저수준의 가격과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일부 D램 업체들의 자율적 감산, 재고 없는 일부 메이저들의 가격인상 움직임과 이를 대비한 유통업체들의 선취매, 그리고 윈도XP 출시와 맞물린 D램수요 증가 등에 기인한다. 또 채권단의 자금지원으로 지난달부터 하이닉스가 덤핑판매를 자제하고 있는 것도 D램 가격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실기자 k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