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월가의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6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산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단기 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를 내리면 올 들어 10번째.인하가 확정되면 단기 금리는 연 2.0%가 된다. 지난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들이 '금리 인하'의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중 실업률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인 5.4%로 치솟고 10월에 직업을 잃은 사람은 41만5천명으로 80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실업률은 전문가들의 예상(5.1%)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실업률이 6.5% 이상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월 중 구매관리자지수가 39.8로 91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고 공장주문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정부가 30년 만기 재무부 채권의 발행을 중단키로 결정한 것도 주식시장에는 '뜻밖의 선물'이 되고 있다. 30년 만기 채권의 추가 발행 중지로 기존 30년짜리 수익률이 연 5.27%에서 4.95%,시장을 대표하는 10년 만기 채권은 연 4.53%에서 4.36%로 떨어졌다. 이는 채권값 급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이미 올라버린 채권시장보다 값이 싼 주식시장을 찾게 만들고 있다. 지난주 초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던 월가는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후반 들어 상승세를 보였다. 주간으로는 다우지수가 2.3% 하락한 9,323.54,나스닥은 1.3% 내린 1,745.73을 기록했다. S&P500은 1,087.20으로 1.5% 떨어졌다. 실업률 증가가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떨어뜨려 경제에는 부정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리처드 버너는 "직업을 잃었거나 해고가 우려되는 사람들은 당연히 소비를 줄이게 된다"며 "실업률 증가는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최악의 수치'들은 "바닥권 진입을 확인해주는 지표"라고 판단하는 분석가들이 우세한 편이다. 제퍼리스증권의 시장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투자자들은 지금은 나쁘지만 경제가 앞으로 6개월간 좋아지고 기업이익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식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종목인 홈디포의 주가 움직임이 이를 잘 말해준다. 지난 9월 테러 사건 이후 침체를 보여온 홈디포는 각종 어두운 지표들이 대거 발표된 2일 오히려 5% 가량 오른 40.32달러를 기록하며 다우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기술주의 수익 개선 신호도 증시의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콜로라도 덴버 소재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JD에드워드스와 캘리포니아 컴퓨터서비스 업체인 컴퓨터사이언스는 4·4분기 수익이 당초 예상을 웃돌 것 같다는 발표만으로 이날 하루에만 각각 25%,18%씩 주가가 올랐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