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치주" 가치주가 어두운 침체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연초이후 종합주가지수가 490~630선에서 지루한 횡보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치주들은 꼿꼿하다. 그동안 워낙 많이 오르다 보니 가격부담 때문에 조정국면에 접어든 경우도 있지만 상승추세는 여전히 살아 있다. 가치주들은 배당률도 높아 배당투자종목으로도 유망하다. 주주중시 경영이 자리잡아 가고 있는 추세여서 가치주의 고배당은 시간이 갈수록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업 평가에서 절대적인 척도가 되는 실적도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치주의 "돌풍"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증시 상승기는 물론 하락, 횡보기에도 가치주만한 투자 대안이 없다는 평가다. 하락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가치주들은 연초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은 물론 대부분 최근의 하락장에서도 꿋꿋히 버티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고점(5월25일.632.05)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말(541.55)까지 14.32% 하락했고 연초에 비해서는 3.95% 오르는데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표주자"로 꼽히는 태평양의 주가흐름을 보면 가치주의 활약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태평양은 연초 2만7천5백원으로 시작해 지난달말 현재 7만2천원으로 무려 1백61.82%나 올랐다. 지수가 연중 최고점이었던 지난 5월25일(5만4천원)에 비해서도 33.33% 상승했다. 태평양 외에 이루넷 삼영열기 현대백화점 LG건설 신세계 등도 연초 대비 상승률이 1백%를 웃돌고 있다. 실제 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한 가치주 60종목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평균 38.0%로 나타나 지수 수익률(3.95%)의 무려 10배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치주 60선중 연초에 비해 지난달말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8개에 불과했다. 가치주 강세 이유 있다 =가치주들은 대부분 내재가치와 실적이 뛰어나다. 고배당 정책 등을 통해 주주중시 경영을 펼치고 있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여기에 가치주들이 대부분 과거 3~4년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군살"을 줄이고 고수익 사업구조로 바꾼 것도 투자자들을 사로잡은 인기비결중 하나로 꼽힌다. 실적호전주 배당투자유망주 구조조정주 등 최근 인기를 끌었던 요소들을 가치주가 두루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저금리 시대의 정착으로 주식 외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태에서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휘청거리는 IT(정보기술)주들의 빈자리를 가치주들이 메꾸고 있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IMT-2000, 디지털 위성방송 등 경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 위한 IT분야의 신수요가 일어나려해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특히 증시의 횡보세가 이어질수록 가치주들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그래도 믿을 건 가치주 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도 종목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 증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가치주 상승세는 어디까지 =증권전문가들은 가치주의 전성시대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증시 상황이 연초나 몇달전과 비교해 볼 때 근본적으로 바뀔 만한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수록 주식투자 메리트가 점점 커질수 밖에 없다는 점도 가치주들이 다시 한번 "바람몰이"를 할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된 횡보장에서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국면에 접어든 가치주들도 있다. 그러나 조정기간을 길게 보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회복하고 안정세로 접어들면 또다시 가치주들의 "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정에 들어간 가치주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가치주를 싼값에 사둘 경우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래소 상장종목을 기준으로 할 때 주가가 1만원 이하인 저가 가치주를 사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권유한다. 지난달말 종가를 기준으로 1만원 이하인 저가 가치주(액면가 5천원 종목 기준)로는 현대미포조선 대림산업 코오롱 호텔신라 하나은행 호남석유화학 굿모닝증권 제일모직 한진해운 풍산 한진 등이 있다. 이들 종목 외에 계양전기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 이른바 후발 가치주들도 투자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