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최고 경영층의 변동을 최소화하면서 과감하게 발탁 승진시켰다.

발탁이 많았던 만큼 30·40대 임원의 약진이 눈에 띄게 많았다.

올해 삼성 전체 계열사의 임원 승진자는 총 3백46명으로 단순 수치로는 지난해(4백36명)보다 적다.

그러나 올해 초 이사보와 이사 직위가 상무보로 통합됐고 지난해 이사보에서 이사로 94명이 승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 승진자가 더 많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특히 직위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승진한 발탁 대상자가 91명으로 작년(72명)보다 훨씬 많았다.

91명 중에는 2단계 이상 발탁되거나 작년에 승진한 임원을 1년 만에 다시 승진시키는 ''대발탁''에 해당하는 경우도 5명이 나왔다.

삼성전자 최진석 상무는 반도체 핵심공정 개발공로를 인정받아 이사보에서 2단계 승진했다.

또 삼성SDI 이광식 상무도 HDTV용 브라운관 개발 공로로,삼성물산 최부천 상무는 루마니아 스테인리스 공장인 오텔리녹스를 조기 정상화한 점을 평가받아 각각 2단계 승진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사 1년차였던 삼성전자 이원식 이사는 반도체 10라인을 조기 안정화시켜 상무로 다시 승진했다.

삼성물산 최중재(1년차) 이사도 1백억원 이상의 수익을 회사에 안겨 이번에 상무가 됐다.

그룹 구조조정본부내 5개팀 팀장들도 모두 승진했다.

김징완 경영진단팀장은 삼성중공업으로,이우희 인사팀장은 에스원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순동 홍보기획팀장,김인주 재무팀장,이창렬 비서팀장은 보직변경없이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삼성SDI 홍순직 전무,삼성전자 장일형 상무도 각각 부사장 전무로 승진했다.

이밖에 작년 수출 증대에 기여했던 해외 근무 임원 중 69명을 승진시켜 수출 영업을 강화토록 했다.

승진인사의 학위를 보면 임원 승진 3백46명 중 석·박사 학위 소지자가 1백명(석사 60명,박사 40명)으로 3분의 1 가량을 차지했다.

직종별로는 기술직이 1백16명,영업직이 1백12명을 차지해 기술과 현장성과를 중시하는 인사경향을 반영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