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19일 외국인은 3백9억원어치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최근들어 보기 드문 일이 나타났다.

지난 7월초부터 거의 매일 한국주식을 팔아치웠던 터여서 반갑기 그지없다.

최대 매수세력이었던 투신권마저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인지 여부다.

반짝 순매수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아서다.

실제로 그동안 순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중간중간 소폭 순매수를 기록,
기대감만 부풀려 놓은 적이 있다.

국내외 증권전문가들이 외국인 움직임을 예측하길 꺼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젠 팔만큼 팔았으니 다시 살 타이밍으로 보는 이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최근 매매패턴 =줄곧 팔아왔던 한전 삼성전자등 블루칩을 다시 매수하고
있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김기태 영업담당이사는 "많이 떨어진 한전, LG화학
등을 재매수하려는 외국인들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김 이사는 "종합주가지수 800선이상에서 본격적인 순매도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가가 고점에 비해 15%정도 떨어지니 입질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외국증권사의 영업담당 관계자는 "주가가 850선아래로 내려가면 사고
싶어하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며 "반도체, 정보통신, 증권주에 대해 문의하는
외국인이 많다"고 말했다.

ING베어링증권의 필립 함 상무는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감이 잦아드는데다
엔화가치도 강세를 보여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우그룹 문제등으로 한국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순매수 이어질까 =그렇지만 지속적인 순매수를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주가가 900근처까지 가면 다시 매도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우그룹 문제가 완결된 것도 아니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능한 한 매물을 줄이되 대규모 순매수를 보일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엥도수에즈의 김 이사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 금리도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어 올상반기로 실적장세가 끝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반도체 화학 등 하반기에도 실적이 좋아질 몇몇 종목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ING베어링증권의 함 상무는 "현대자동차, 한미은행 등이 줄줄이 해외DR을
발행할 예정이어서 신규 자금이 크게 유입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해외DR을 사는 게 메리트가 많다면 굳이 한국내 시장에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살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올연말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오류)문제를 의식해 10월이후
매매주문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딘플레밍증권 관계자도 "하루 5백억~1천억원정도는 매수해야 본격적인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며 "연내에 발행될 예정인 담배인삼공사
해외DR등 해외한국물을 사고 주가가 오른 종목을 매도하는 교체매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