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 길 /사진=MLD엔터테인먼트 제공
리쌍 길 /사진=MLD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리쌍 길(길성준)이 MLD엔터테인먼트에서 새 출발한다.

11일 소속사 MLD엔터테인먼트는 "길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음악을 향한 길의 끝없는 열정과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하게 된 만큼, 그가 초심으로 돌아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길은 27년 전 동고동락했던 전 매니저와의 두터운 우정을 기반으로 MLD엔터테인먼트에서 의기투합하게 됐다. MLD엔터테인먼트에서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신인 그룹의 프로듀싱에도 참여하며 남다른 시너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엑스틴, 허니 패밀리 활동 이후 2002년 힙합 듀오 리쌍으로 데뷔한 길은 국내 힙합의 대중화를 이끈 주역으로 손꼽혀왔다. '러쉬(Rush)'를 비롯해 '리쌍부르쓰', '내가 웃는게 아니야', '발레리노(Ballerino)',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나란 놈은 답은 너다' 등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길은 각종 음원 차트 및 시상식을 휩쓸며 '힙합 대부'로 존재감을 달리했다.

리쌍 작업 외에도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하며 프로듀서로서 활약했다. 시즌마다 큰 화제를 모았던 MBC '무한도전 가요제' 경연 곡들부터 Mnet '쇼미더머니5' 출연 당시 제작했던 '호랑나비', '미친놈', '도깨비' 등이 인기를 얻었고, 정인, 거미, 신드롬을 일으켰던 비의 '깡' 등 여러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통해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 역시 증명했다.

다만 길의 복귀는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세 차례의 음주운전으로 긴 자숙을 이어온 그였기 때문이다.

길은 2017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알려지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2014년 음주운전 적발로 MBC '무한도전' 등 출연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재차 물의를 일으킨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2004년 이미 한 차례 음주운전 적발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지난 2020년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했을 때도 길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당시 그는 "햇수로 3년 된 것 같다. 지금도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잘하는 일인지, 잘못하고 있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 "처음 몇 달은 밖에 나가지를 않았다. 못 나가겠더라. 이런 내 자신 자체만으로도 너무 싫더라. '음악을 해서 뭐 하나. 음악으로 보답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생각해 악기들을 다 치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며 역풍을 맞았고, 결국 그 이후 길은 다시금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