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 /사진=최혁 기자
영화 '외계+인' /사진=최혁 기자
영화 '외계+인'이 올 여름 관객들의 눈과 귀를 시원하게 만들 특별한 재미를 안긴다.

'외계+인'(감독 최동훈) 언론시사회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최동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이 참석했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액션과 배우들 간의 유쾌한 '케미스트리'가 기대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이 작품은 그간 '전우치', '도둑들', '암살' 등을 크게 히트시켰던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라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외계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 도술과 SF를 결합해 '외계+인'을 탄생시켰다.

최 감독은 "난 국문과를 나와서 한국의 고전을 좋아하는데 다른 분들도 좋아할지는 모르겠더라. 삼국유사에도 정말 많은 도술이 나온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보여드리지 못한 걸 꼭 해보고 싶다. 정말 옛날 사람처럼, 자세히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술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배우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로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몰입도를 놓치지 않는다. 류준열은 "홍콩 무협 영화를 많이 보면서 연구했다"고 전했고, 김우빈과 소지섭은 "상상하면서 하는 액션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김태리는 액션의 강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액션의 맛'을 더 효과적으로 살리는 것은 CG다. 최 감독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 비행선, 외계인 모두 CG의 도움 없이는 실현하기 어려웠다. 나도 CG를 잘 몰라서 공부하면서 촬영했다"면서 "가장 어려운 건 디자인이었다. 너무 이상하지도 않고, 친숙하지도 않게 경계를 찾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매 장면의 CG를 어떻게 해야 심플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한국판 어벤져스"…'외계+인' 최동훈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종합]
김우빈은 '마스터'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외계인 죄수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 역을 맡았는데, 카리스마 넘치는 본연의 캐릭터 외에도 무려 네 가지에 달하는 다른 성격의 가드를 연기한다. 이에 대해 그는 "연기하는 순간은 어려웠다. 네 가지의 다름을 표현하기 위해 조금씩 각자 갖고 있는 기운에 차이를 두려고 했다"면서 "감독님의 디렉션 아래서 움직였다. 그들의 대화가 지루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또 그들의 특징이 잘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외계인이라는 소재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어린 나이대까지 접근하기 좋게 만들어졌다. 스크린에 구현된 최 감독의 상상력은 휘몰아치는 액션 속에서 어딘가 모를 동심을 자극한다.

최 감독은 "어렸을 때 극장가는 게 너무 좋았다. 처음에 노래가 흘러 나오고, 사람들이 자리에 앉고, 불이 꺼지고, 스크린이 환해지면 행복했다. 감독이 돼 그 행복감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어려지는 것 같았다. 내게도 청춘이 필요했던 거다. 조금 더 많은 친구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고백했다.

"이런 영화를 찍겠다고 하면 대부분 반대한다"며 웃음을 터트린 그였지만, 장르적 신념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한국에서는 낯선 장르잖아요. '그게 관객에게 다가가기 쉽겠어?'라고 말하면 반항심 같은 게 생겨요. 관객들은 어떤 영화든 볼 준비가 되어 있는데, 만드는 저희가 틀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거죠."
"한국판 어벤져스"…'외계+인' 최동훈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종합]
최 감독은 "타짜' 이후에 '전우치'를 만들었을 때 아이들 영화를 만든다고 안 좋은 소리도 들었다. 근데 시간이 좀 지나 외국에 가니 사람들이 '전우치' DVD를 가져와서 사인해달라고 하더라. 반쯤 의심하며 사인을 해줄 때 기쁜 마음이 든다"면서 "장르적 이종 교합을 보여주는 게 한국 영화의 변화와도 맞다고 생각한다.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들 역시 작품 속에서 순수함을 발견했다고 했다. 소지섭은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신기하고 재밌는 구경을 한 기분이다. 우리랑 같이 놀이동산 온 것처럼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신나고 유쾌하고 즐거웠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김태리도 "감독님이 영화를 만들면서 아이로 돌아가게 됐다는 말을 했는데, 정말 그 말대로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녹아있는 것 같다. 다정하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한국판 어벤져스"…'외계+인' 최동훈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종합]
"한국판 어벤져스"…'외계+인' 최동훈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종합]
올 여름, 극장가에는 대작들이 대거 쏟아진다. '외계+인'도 그 중 하나로,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 굵직한 작품들과 맞붙는다.

김의성은 "관객분들은 이 전쟁을 즐겼으면 한다. 큰 영화들이 싸우는 현장에서 한국 영화가 다시 크게 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우진은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를 상영관에서 놓친 후에 브라운관으로 보면 땅을 치고 후회한다는 말이 있지 않냐. 영화관에서 보시고 무릎을 탁 치는 경험을 하시길 바란다"고 했고, 류준열은 "처음 영화를 볼 때 만듦새를 위주로 보기 마련인데 이번 영화는 정말 관객으로서 봤다. 한 번 더 극장을 찾아가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웃었다.

특히 비인두암 완치 판정을 받고 복귀한 김우빈은 "큰 화면과 사운드로 접할 때 더 재미있는 영화"라고 강조하면서 취재진들을 향해 "다들 바쁘시더라도 건강 검진은 빼놓지 말고 잘 받으시길 바란다"는 당부를 덧붙이기도 했다.

끝으로 최 감독은 "'어벤져스'처럼 재밌는 영화를 한국적인 방식으로 만들고 싶었다. 올 여름에 이 영화가 관객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재미와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외계+인'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