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지은/사진=시크릿이엔티
배우 한지은/사진=시크릿이엔티


사슴 같은 얼굴에 하늘하늘한 몸매, '청순가련'이 떠오르는 외모의 소유자이지만 tvN 금요드라마 '배드앤크레이지'(이하 '배앤크') 속 한지은의 자기보다 2배 이상 덩치가 큰 남성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날쌘 액션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일도, 사랑도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걸크러시' 매력을 뽐낸 한지은은 매회 등장했던 맨 몸 액션을 "97% 이상 직접 소화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달리는 트럭에 매달리는 것과 같은 위험한 장면을 제외하곤 모두 직접 소화한 것. 지금껏 액션 연기를 하지 못해 어떻게 참았나 싶을 정도로 난이도 높은 장면까지 직접 해냈다.

'배앤크'는 유능하지만 '나쁜 놈' 수열(이동욱)이 정의로운 '미친 놈' 케이(위하준)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위기의 순간마다 등장하던 케이는 사실 수열의 양심이자 속마음이었다. 수열의 전 여자친구 이희겸에게 브레이크 없는 직진 로맨스를 보여준 것도 그 때문이었다. 희겸은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면서, 그 자체로 능력을 뽐내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JTBC '멜로가 체질', MBC '꼰대인턴'의 귀여움, 카카오TV '도시남녀의 사랑법' 속 세련미를 지우고 마약범죄수사계 경위 희겸으로 분한 한지은은 "유도 4단에 전국체전 금메달이라는 설정이라 한 달 동안 그걸 만들어내는 게 저에겐 숙제였다"며 "연습을 하다 손을 다쳐 너무 불안하고, 힘들고, 토할 거 같고, 어지러웠다"고 치열하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던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궁지에 몰리니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었다"면서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열정 에너지를 내뿜었다.
배우 한지은/사진=시크릿이엔티
배우 한지은/사진=시크릿이엔티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취미로 절권도를 배웠어요. 희겸이는 유도가 베이스가 절권도와는 다르지만, 합을 맞추는 것에 대한 이질감이 없어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오빠가 있어서 그런지 어릴 때부터 축구, 농구를 하며 자랐어요. 몸 쓰는 걸 좋아하고, 액션을 하니 에너지가 솟아났어요."

특히 액션 연기 라이벌로 위하준을 꼽으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위하준 배우는 워낙 액션을 잘해 무술 감독님도 '전문 스턴트맨들 중에서도 상위권'이라고 평해주셨는데, 그게 부럽기도 하고, 저도 그만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저 혼자 치열하게 경쟁을 했다"며 "위하준 배우는 '왜 자꾸 나를 갖고 그러냐'고 했지만, 경쟁하는 입장에서 제 능력이 만족스럽지 않더라. 다음엔 더 잘하고 싶다"고 귀여운 욕심을 드러내 웃음짓게 만들었다.

액션 뿐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도 완벽하게 바꿨다. 이전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고착화된 여자 경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외형적으로 탄탄하고 강인함을 보여주면서도 화장이네 헤어스타일로 여성미를 드러냈다. 여기에 말투까지 바꾸며 희겸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수열과 케이를 오가는 묘한 로맨스, 믿었던 사수의 배신 등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 연기까지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희겸이었다. 이동욱과 선보인 격정적인 키스신은 짧은 편집 영상이 100만뷰를 넘길 만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키스신 촬영 중 애드리브로 이동욱에게 올라탔다고 밝힌 한지은은 "제가 몰입해서 그런지 너무 머리를 잡아당겨서 그 장면을 찍고 (이)동욱 오빠는 '목이 나가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라고 후일담을 전해 폭소케 했다.

"처음엔 케이까지 삼각관계인 줄 알았는데, 확실한 수열과의 러브라인이었다"고 자평했던 한지은은 촬영장에서 "(이)동욱 오빠는 상남자인데 스윗하고, (위)하준이는 묵직한데, 싹싹하다"면서 칭찬했다. 그러면서 "키스신 장면을 찍기 전에 (위하준이) '키스신 있는거 봤냐', '언제 찍냐'고 자꾸 물어봤다"면서 묘한 분위기를 전했다.
배우 한지은/사진=시크릿이엔티
배우 한지은/사진=시크릿이엔티
다만 "실제로 두 사람 중엔 누가 더 이상형에 가깝냐"는 질문에 "한류스타(이동욱), 월드스타(위하준) 모두 영광이지만, 부담스럽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동욱 오빠는 워낙 유명하고, 하준이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흥행을 실시간으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신기했어요.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선정됐다는 기사를 보고 저희들끼리 많이 놀리기도 했죠. 눈이 마주치면 '아우, 섹시해'라고 하고, '월드스타'라고 하고요. 제가 남자 배우 복은 좋은거 같아요. 그런데 두 사람과 만나라 하면 너무 영광이지만, 너무 부담스럽네요."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한지은이었다. '배앤크'를 마치고 일찌감치 차기작을 결정한 한지은은 현재 티빙 오리지널 '개미가 타고 있어요' 주인공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번엔 밝고, 해맑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멜로가 체질' 한주, '꼰대인턴' 태리에서 보여드린 밝음은 같지만, 디테일은 달라요. 그 차이를 표현해 내는 게 이번엔 숙제가 될 거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