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이서는 tvN 주말드라마 '마인'의 신데렐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이드에서 재벌가 도련님의 마음을 사로잡고, 결국 효원가(家)에 입성한다는 극중 설정 뿐 아니라 백미경 작가와 이나정 PD라는 스타 제작진, 이보영과 김서형이라는 기라성같은 배우들이 이끄는 드라마에서 중심축을 담당하는 캐릭터인 김유연 역으로 발탁됐기 때문.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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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은 '나만의 '마인'(Mine)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서 편견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를 그린 드라마다. 국내 최고 재벌가인 효원가를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됐다.

정이서가 연기한 김유연은 가난한 다둥이 집안의 장녀로 동생들을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와 유치원 교사 생활을 하며 생업을 이어왔던 인물이다. 부모의 빚 때문에 빚쟁이들이 찾아와 유치원에서도 쫓겨나게 된 상황에서 서현가 메이드로 입성하게 됐다.

김유연은 현대 사회에서 "도련님"이라고 칭하는 것에 반감을 드러내고, 성심성의껏 열심히 일하지만 고용인에겐 '돈을 주는 고마운 사람'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정상적인 외부인이었다. 그런 김유연에게 효원가 적자인 한수혁(차학연)이 빠져들었던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유연과 한수혁의 로맨스는 '마인'이 관심을 환기하는 요소이자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보여줬던 만큼 극의 비중보다 강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정이서 역시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부터 '김유연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신데렐라? 10년 동안 같은 길

/사진=tvN 주말드라마 '마인' 스틸
/사진=tvN 주말드라마 '마인' 스틸
영화 '기생충'의 피자 알바생으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정이서는 크고 작은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10년 가까이 연기 이력을 쌓아 왔다. "학창시절부터 배우라는 꿈을 품어왔지만, 용기가 없어 말하지 못했다"는 정이서는 성인이 된 후 진로를 정하고 연기를 전공하게 된 케이스였다.

정이서는 지난 10여 년의 시간에 대해 "각 현장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이 있어서 지치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서 "'마인'을 하면서도 제가 대본을 보고 준비하면서 예상했던 것들을 뛰어넘는 선배님들을 연기를 보며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다"고 전했다.

특히 자신을 믿고 발탁해준 이나정 PD와 백미경 작가에게 특히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감독님과 작가님과 미팅을 했어요. 잘하고 싶고, 욕심도 컸는데 '너만의 유연이를 표현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큰 용기가 됐고, 위로가 됐어요."

"너무 하고 싶었던 역할이라 '확정됐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아싸'를 외쳤어요.(웃음) 그러면서도 잘해내고 싶다는 걱정이 앞섰죠.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거라 실수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다들 너무 잘 챙겨주시는거예요. 특히 이보영 선배님은 조명 감독님께 '더 예쁘게 조명 쏴 달라'고 말씀해주시면서 세심하게 살펴주셔서 감사했어요."
/사진=tvN 주말드라마 '마인' 스틸
/사진=tvN 주말드라마 '마인' 스틸
김유연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당당하게 해야할 말이 있다면 하는 것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수혁이 저에게 방을 바꾸자고 했을 때, 저라면 뒷상황을 대비해서 바꾸지 않았을 거 같아요"라면서 유쾌한 웃음을 보였다.

"'마인'이라는 작품 자체가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극을 끌고 나간다는 지점도 좋았지만, 유연이 역시 당당하고 자신만의 마인, 수혁이를 향한 마음을 지켜가나는 부분이 끌렸어요. 유연이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오더라도 꿋꿋하게 그 상황을 이겨나가더라고요."

화제가 됐던 차학연과 키스신에 대해서도 "새벽 2시부터 해뜨기 직전까지 촬영을 했다"며 "해뜨기 전에 촬영을 마쳐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임했다. 살수차를 비를 뿌렸는데, 그 와중에 아름답게 보여야 해서 합을 맞췄던 게 기억난다"고 전했다.

"앞으로가 더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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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눈웃음이 매력적인 정이서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전도연 선배처럼 유연하게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지고, 책임감도 생기더라고요. 앞으로 많은 작품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드라마 '멜로가 체질'과 같은 현실적인 멜로나 영화 '화차'와 같이 선과 악이 불분명한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사할 거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