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튜브 시청이 늘면서 학생, 직장인 할 것 없이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구독자 179만 명을 보유한 1세대 스타 유튜버 대도서관(본명 나동현·42·사진)이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식당을 창업한다는 생각으로 유튜브에 뛰어들라”고 조언했다. 예전엔 단순히 재미로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편집할 수 있는 사람을 주방장으로 뽑고, 어떤 콘텐츠를 시그니처 메뉴로 할 것인지, 서브메뉴는 무엇인지를 기획해야 합니다. 식당과 달리 부동산 비용은 들지 않잖아요.”

대도서관은 “잘 놀아야 돈 버는 시대”라며 “어떻게 노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옛날엔 ‘땅을 파 봐라 돈이 나오나’라고 했지만, 지금은 땅 파는 영상을 기획해서 유튜브에 올리면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그는 “유튜브 콘텐츠는 주류 방송과 달리 ‘개인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주머니 속 쓸모없는 능력처럼 보이는 취미와 관심사도 하나하나 꺼낼 때”라고 강조했다. 자신에 대해 “남들보다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하는 정도의 ‘사회적으로 보면 쓸모없는 능력’을 가지고 유튜버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의 진짜 성공 비결은 기획력에 있다. 게임과 사주풀이 같은 놀이를 체계화된 콘텐츠로 내놨다. 그는 고졸 출신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우수사원으로 뽑힐 정도로 잘나가는 직장인이었지만 창업의 꿈을 품고 게임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며 2010년 퇴사를 결정했다. 개인 유튜브 시대가 열리면서 2012년 6개월 만에 월 1200만원 수익을 냈고, 이후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사업 다이아티비 1호 파트너가 됐다.

그는 “유튜브로 돈 버는 시대가 열렸지만 처음부터 돈 벌 생각으로 뛰어들면 필패”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잘나가는 먹방이나 게임 콘텐츠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진짜 하고 싶었던 콘텐츠를 가지고 좀 더 놀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대도서관(나동현·오른쪽)이 한국경제신문 유튜브 방송 ‘더부자’를 촬영하고 있다.
대도서관(나동현·오른쪽)이 한국경제신문 유튜브 방송 ‘더부자’를 촬영하고 있다.
대도서관은 자신의 초등학생 아들이 유튜버를 하겠다고 했지만 부모로서 말렸다고 했다. 그는 “자녀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는 다양한 재능을 키우고 관심 분야 능력을 ‘준전문가’ 수준으로 높이도록 지원하는 게 더 낫다”고 했다. 그래야 자녀가 직업으로 유튜버를 선택하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아이와 함께 주 1회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해 제작하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된다”며 “자녀의 꿈을 다양화하고 관심사, 창의성을 높여주는 용도로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