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김성훈 감독 /사진=변성현 기자
'킹덤' 김성훈 감독 /사진=변성현 기자
"'워킹데드'에 버금가는 '진짜배기' 좀비물" vs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 재밌다가 말았다"

회당 제작비 20억. 넷플릭스가 제작한 최초의 한국 드라마 '킹덤'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다.

'킹덤'은 '시그널' 김은희 작가의 시나리오에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연출로 눈도장을 받은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 1억 3900만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기업이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예능 '범인은 바로 너', 'YG전자', '유병재의 블랙코미디' 등을 제작해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유튜브처럼 구체적인 조회수와 같은 반응을 공개하지 않아 작품의 성공여부를 판단하기 모호하다. 지난 25일 공개된 '킹덤'의 흥행을 가늠할 수 있는 자세한 수치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2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성훈 감독은 "저희도 무척이나 궁금하다. 작품이 '액션'이라면 대중의 반응이 '리액션'인데, 넷플릭스에서 제작진에게도 자세한 수치를 비밀로 하기 때문에 모른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넷플릭스 관계자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잘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치를 공표하면 안되는 것이 원칙이라니까 저만 알려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잘 됐으면 흥분해서 말하면 좋을텐데, 저들은 보수적으로 덤덤하게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하셔도 좋다'고 점잖게 얘기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초반에는 김은희 작가도, 저도 너무 해피했다. 드라마에선 실시간으로 시청률이 나오고, 영화에선 '영진위' 통계자료가 시간 단위로 나온다. 주식 보듯이 지켜봐야 하는 살 떨리는 경험이 있었다. 이번엔 그게 없다고 해서 엄청나게 기뻤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하지만 만들어 놓고 보니, 수치를 볼 수가 없어 안개 속에 있는 답답한 기분이다. 평소엔 하지 않았던 해외 매체까지 뒤져봤다. 구글 번역기로 반응 보느라 주말에 매우 피곤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훈 감독이 가장 뼈아팠던 반응은 '조금 재밌다'였다. 그는 "그래도 예전에 못 느꼈던 '뿌듯하다'는 감정을 이번 작품을 통해 느끼게 됐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서구적인 장르로 풀었고, 그게 넷플릭스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민간 조카가 카톡이 오는데 '한국이 이렇게 예뻤어?'라고 묻더라. 보람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킹덤'은 여러 번의 전란을 거친 후 피폐해진 조선을 배경으로,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고 위기에 몰린 왕세자가 궁에서 가장 먼 곳, 조선의 끝으로 향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역모죄의 누명을 벗고 왕의 병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다다른 곳에서 ‘이창’(주지훈)은 역병으로 인해 괴물로 변해버린 백성들의 충격적인 모습을 목도하고 ‘굶주림’의 실체를 마주한다.

'킹덤'은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주연, 총 6부작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하며 시즌 2는 오는 2월부터 제작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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