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작보고회서 예고편과 제작과정 공개
김지훈 감독 "사람 냄새 나는 5ㆍ18 영화"


5ㆍ18을 소재로 한 대작영화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 제작 기획시대) 제작보고회가 9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렸다.

김지훈 감독과 주연배우인 김상경, 안성기, 이요원, 이준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영화 제작과정과 예고편, 제작 뒷얘기 등이 공개됐다.

김 감독은 "기존에 5ㆍ18을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들이 있었지만 사람 냄새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서 "'화려한 휴가'의 핵심은 정치나 이데올로기가 아닌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는 참회의 심정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면서 "대구 출신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 5ㆍ18에 대해 들은 얘기는 폭도라든가 반란 같은 것이었으며 나중에 서울에 와서 5ㆍ18의 진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비역 대령 출신의 택시회사 사장 박흥수 역을 맡은 안성기는 "1980년 당시 귀동냥으로 광주의 처참함을 듣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빚진 마음으로 영화에 참여했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편집실에서 영화의 마지막 30분 장면을 보았는데, 나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장면이었는데도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올라오는 것을 느꼈다"면서 "영화가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택시기사 강민우 역의 김상경은 "5ㆍ18을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5ㆍ18이 근대 역사의 시발점이었던 것 같다"면서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해 찍었으며 다행히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 7월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5ㆍ18 당시 광주민주화운동을 현장에서 취재했던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도널드 커크 씨가 특별손님으로 나와 당시의 상황과 '화려한 휴가'를 본 느낌을 밝혔다.

커크 씨는 "'화려한 휴가'는 한국 역사의 매우 중요한 순간을 영화로 만들어 보여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면서 "(미리 영문자막이 들어간 영화를 시사했는데) 영화가 당시의 상황을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1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화려한 휴가'는 7월19일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