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유럽의 친환경 부동산을 유망한 대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노후 건축물이 많은 유럽 특성상 친환경 인증을 통과할 수 있는 부동산이 많지 않은 데다 유럽 정부의 환경 규제가 날로 강화되면서다.

베른트 하겐뮐러 아디안 수석전무이사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3 콘퍼런스에서 발표자로 나서 “친환경 인증을 통과할 수 있는 유럽의 건축물은 25%에 불과하다”며 “공급이 한정된 상황에서 친환경 부동산을 찾는 수요는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드리안 베네딕트 피델리티인터내셔널 부동산솔루션 책임도 “유럽 정부의 환경 규제와 ‘탈탄소화’라는 키워드가 부동산 투자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네딕트 책임은 “글로벌 물류업체 DHL은 203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며 “과거에는 물류센터를 매입할 때 입지와 교통 등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지만, 앞으로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건물의 에너지 등급이 이에 못지않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 인증을 받지 못한 노후 건축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마티나 말론 프로로지스 매니징 디렉터는 “노후 건물을 리모델링해 친환경 인증을 받아 매각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