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적인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개발업체 모빌아이(Mobileye)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칩을 생산한다. ADAS 칩은 자동차의 전방충돌 방지, 차로 유지,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 등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수주 경험과 기술력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모빌아이 주력 반도체인 ‘EyeQ’ 제품군의 일부 물량을 생산하기로 했다. EyeQ는 자동차에 통합칩셋(SoC) 형태로 탑재돼 ADAS 및 자율주행 기술을 지원하는 칩이다. 모빌아이는 현재 EyeQ 4·5·6 시리즈와 울트라 모델을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는 7~28나노미터(㎚·1㎚=10억분의 1m)대 공정에서 생산하는 5시리즈 이하 모델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아이는 카메라 기반 ADAS 칩 시장에서 약 70% 점유율을 차지한 세계적인 자율주행칩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다. 1999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됐고, 2017년 인텔이 153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10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334억달러에 달한다.

모빌아이는 공장 없이 설계에 주력하는 팹리스라서 생산은 외부에 맡긴다. 지금까지 주로 대만 TSMC가 EyeQ 시리즈 생산을 맡았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일부 물량을 받자 시장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파운드리 수주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2019년부터 테슬라의 자율주행칩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와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5㎚ 공정에서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황정수/김익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