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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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가성비 제품이 ‘만년 1등’ 제품보다 많이 팔리는 기현상이 속속 포착된다. 얇아진 지갑 사정에 원래 먹던 제품 대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대신 마트 장바구니에 넣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유통채널에서 ‘만년 1등’ 동원참치캔의 판매량이 사조참치캔에 추월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사조참치 일부 품목에 대해 공격적인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던 단 며칠 간의 해프닝이었지만, 무섭게 오른 물가에 가성비 제품을 찾는 요즘 소비자들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 봉지에 500원’ 하는 가성비 라면이 라면업계 압도적 1위인 신라면을 제치기도 했다. 홈플러스의 자체 브랜드(PB) 짜장 라면 ‘이것이 리얼 춘장 39.6%(이하 이춘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홈플러스가 삼양식품과 협업해 출시한 이춘삼 라면은 춘장을 39.6% 함유한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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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춘삼 라면은 지난 2월27일까지 약 56만봉 팔렸다. 출시 이후 두 달 동안 전통의 강호인 신라면·짜파게티·안성탕면 등 쟁쟁한 경쟁 제품들을 제치고 홈플러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라면 1위에 올랐다.

출시 9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는 기염을 토한 이춘삼 라면은 출시 후 두 달새 매출액 11억원을 돌파했다. 신라면·짜파게티·안성탕면에 이은 4위다.

이춘삼 라면이 신라면을 제친 이유는 ‘가격’이다. 총 4봉지가 들어있는 이춘삼 라면 멀티팩의 가격은 2000원. 한 봉지에 500원 꼴이다. 820원(홈플러스 가격 기준)인 신라면 가격의 60% 수준이다. 봉지 당 900~1300원대인 다른 짜장라면과 비교해봐도 저렴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춘삼은 춘장 함량이 높아 짜장 맛이 진하다.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PB 제품인 노브랜드 ‘라면한그릇’도 한 봉지에 396원이라는 가격을 내세워 지난해 100만봉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 1월에는 한 달 간 12만9000봉이 팔리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89.7% 증가했다.

양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