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자회사로 둔 JB금융지주가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요구한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대주주인 삼양사(14.61%)와 얼라인(14.04%)이 주주총회에서 배당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얼라인 주주환원책 수용 못해"…JB금융, 30일 주총서 표대결
2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오는 30일 전북 전주 금암동 본점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2022년도 이익배당 승인 안건을 처리한다. 사측이 제시한 ‘보통주 주당 715원’과 얼라인이 제안한 ‘주당 900원’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얼라인은 JB금융에 위험가중자산(RWA) 비중을 낮춰 배당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JB금융이 계획한 연 7~8%의 RWA 증가율을 연 4~5% 수준으로 조정하라는 것이다. 통상 RWA 비중이 감소하면 배당 여력과 직결되는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상승한다.

얼라인은 JB금융의 CET1 비율이 11~12%일 때 목표 주주 환원율(배당+자사주 매입·소각)은 35%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JB금융은 얼라인의 제안이 그룹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얼라인이 요구한 RWA 증가율 등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앞으로 3년 또는 5년 후 이익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J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당장 배당을 급격히 늘리라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주장과 같다”고 지적했다.

JB금융은 이번 주총에 이달 임기가 끝나는 유관우 이상복 성제환 사외이사를 모두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출신인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제출한 얼라인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대주주인 삼양사와 얼라인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10.21%)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상용/김보형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