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운임지수 1000선 붕괴 ‘초읽기’…반년새 4분의 1토막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때 치솟았던 해운운임이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급락하고 있다. 해운업계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000선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0일 기준 1029.75로, 1주일 전보다 1.67포인트 하락했다. SCFI는 산출 시작일(2009년 10월 16일)을 1000으로 보고 운임지수를 계산한다. 지난해 1월 초 5109.60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년새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7월 이후 2년6개월 만의 최저치다.
해운운임지수 1000선 붕괴 ‘초읽기’…반년새 4분의 1토막
해운운임은 코로나19에 따른 선복량(적재공간) 부족으로 2020년 하반기부터 유례없이 상승하기 시작해 같은 해 11월 2000을 넘어선 데 이어 2021년 4월 3000, 7월 4000, 12월엔 5000을 연이어 돌파했다. 작년 7월까지 4000선을 유지하던 해운운임은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엄습하면서 빠르게 추락했다. 해운운임은 글로벌 경기 등락을 먼저 체감하는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유럽과 북미 등 모든 글로벌 노선이 급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작년 중반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만2000달러에 달했던 미주 동부해안 항로 운임은 2800달러선까지 추락했다. 해운업계는 조만간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000선이 붕괴되는 건 2020년 6월19일 이후 2년 7개월만이다. 1000선 기준일인 2009년 10월 16일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후폭풍을 겪고 있을 시기였다. 해운운임이 경기 선행지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경제위기가 당시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치닫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해운운임 급락 여파로 지난해 10조원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HMM의 영업이익은 올해 2조원대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영업이익 전망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하락하고 있다. 석 달 전인 작년 10월 초 증권가에서 예측한 HMM의 올해 영업이익은 5조6434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집계된 컨센서스는 2조8074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HMM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급락하고 있는 해상운임이 언제 바닥을 칠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