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이번주 은행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0.1~0.3%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금리 대출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등 채권 가격도 자금시장 안정화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기준금리와 거꾸로 가는 대출금리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13일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78~7.41%로 집계됐다. 17일부터는 국민 우리 농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가 0.1%포인트 이상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가 16일 발표하는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에 따른 은행 예금금리 하락으로 전달(4.34%)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의 조달 비용을 뜻하는 코픽스를 산정할 때 예금 등 저축성 수신금리 반영 비율은 80%대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연 5%를 넘어섰던 은행 예금금리는 이달엔 연 3%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내부 산출 결과 예금금리 하락 등으로 최대 0.15%포인트가량 코픽스 인하 요인이 있다”고 했다.

은행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도 최대 0.3%포인트 안팎 인하될 것으로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집계 결과 주담대 고정형과 신용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 만기와 1년 만기 금리는 최근 1주일 새 각각 0.394%포인트와 0.186%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연 4.63~6.96%인 주담대 고정형 금리와 연 5.49~6.66%인 신용대출(1등급·1년) 금리도 0.2~0.3%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 인하분이 16일 주담대 고정형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에 반영돼 금리가 낮아질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이외에도 자체 산정하는 가산금리를 낮추거나 우대금리 적용을 확대해 주담대 등 주요 가계대출 금리를 내릴 계획이다.

당국의 대출금리 모니터링 방침이 알려진 뒤 은행들은 가계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지난 3일 주담대 변동금리가 최고 연 8%를 돌파했던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급여이체·신용카드 관련 우대금리를 추가하고 가산금리를 조정해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낮췄다. 농협은행도 20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최대 0.8%포인트 내린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