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메탄올(메틸알코올) 추진선’ 붐이 일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호황기에 들어선 조선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4일 업계에 따르면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메탄올 추진선 발주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동력원의 하나인 메탄올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나 암모니아, 전기로 가는 ‘징검다리’다. 가 부회장은 “암모니아는 독성이 있는 데다 값이 비싸고, 수소와 전기는 선박에 도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메탄올이 당분간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메탄올은 생산단가가 높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많아 그동안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주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었고, NOx를 절감하는 연료 분사 기술이 개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경쟁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비교해도 장점이 많다. 고압력·극저온의 환경이 갖춰져야 하는 LNG와 달리 상온의 일반적 기압에서 보관할 수 있고 이송도 쉽다.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도 저렴하다. 기존 설비를 조금만 개조하면 메탄올을 연료로 쓸 수 있다.오염물질 배출량도 많지 않다. 기존 선박에서 주로 사용하던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SOx)은 99%, NOx는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적게 배출한다. 해양에 배출해도 빠르게 분해돼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메탄올 추진선 시장에선 현대중공업그룹이 선두 주자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대형 컨테이너선에 메탄올 엔진을 탑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최근 2년간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로부터 수주한 메탄올 추진선만 19척(2021년 9척, 2022년 10척)에 달한다. 이들 선박이 모두 인도돼 운항을 시작하면 연간 230만t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한국조선해양의 설명이다.업계에선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서 총 50척의 메탄올 추진선이 발주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업 특성상 초기 시장을 선점한 회사가 채택하는 기술이 산업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쟁사 대비 큰 부가가치를 오랜 기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울산 바다 위에 발전기를 띄워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해상풍력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주영규 쉘코리아 사장(사진)은 4일 “가로 100m, 세로 100m인 축구장 크기의 부유식 설비 84개를 울산 앞바다에 띄워 연간 1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셸(Shell)의 한국법인 쉘코리아는 풍력 업체인 헥시콘코리아와 합작한 회사 문무바람을 통해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 사장은 문무바람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문무바람은 2020년대 후반까지 울산에서 남동쪽으로 65㎞ 떨어진 바다 위에 1300㎿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준공할 계획이다.쉘코리아를 비롯해 에퀴노르, 토탈, KFW, CIP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 5곳이 울산의 해상풍력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주 사장은 울산 앞바다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의 최적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울산 앞바다의 풍속은 초속 8.4m로 비교적 빠른 편”이라며 “풍력발전 설비의 예상 가동률은 40%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에 밀집된 세계 1~2위 조선 해양플랜트 기업들로부터 기자재·부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쉘코리아 덕에 국내 조선업계는 수조원대 일감을 새로 확보할 전망이다. 주 사장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데 GW당 일자리 3만5000개가 창출된다”며 “국내 대형 및 중소 조선업체들과 발전기를 띄우는 부유체 발주 계약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화물 운송에 로봇, 드론 등 최첨단 기술을 동원하던 아마존이 ‘과거’로 돌아갔다. 영국에서 활용할 새로운 운송 수단으로 자전거를 낙점했다.5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영국 맨체스터와 런던에 자전거용 운송 허브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런던에 자전거 허브를 실험적으로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에 자전거를 활용한 물류 인프라를 늘리고 있다.배송용 차량이 내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일부 시내 구간 배송을 자전거에 맡겼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존 붐프리 아마존 영국 지사장은 “유럽에서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0)’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운송 수단에 향후 5년간 10억유로(약 1조37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