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2018년 5조원을 들여 완공한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  한경DB
에쓰오일이 2018년 5조원을 들여 완공한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 한경DB
에쓰오일이 울산에 8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초대형 석유화학사업인 ‘샤힌(shaheen·매의 아랍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투자 규모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위기’ 속에 이뤄진 대규모 투자 결정이어서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오는 17일 서울 공덕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샤힌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아람코를 지배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회사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확정하는 것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8조원 이상을 들여 울산 에쓰오일 공장 일대에 에틸렌, 폴리에틸렌(PE)을 비롯한 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설비가 준공되면 연간 180만t 규모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내년 착공해 2026년 준공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이번 투자에 따라 매출에서 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7%에서 2030년 25%로 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초 에틸렌 가격(t당 850달러 안팎)을 적용하면 연간 15억3000만달러(약 2조원) 규모 매출이 더 늘어난다. 정유 부문에 집중된 매출 구조가 바뀌어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출렁이던 실적도 변동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익환/차준호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