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G80 전기차 롱휠베이스 모델에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앉아 있다. 현대차·SK시그넷  제공
현대자동차의 G80 전기차 롱휠베이스 모델에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앉아 있다. 현대차·SK시그넷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전기차 393대를 공식 차량으로 지원한다. SK그룹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SK시그넷은 공식 충전기 업체로 선정돼 급속 충전기를 설치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글로벌 주요 행사에서 한국 모빌리티 기업의 제품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5~16일 열리는 ‘제17회 G20 정상회의’에 G80 전기차 87대, G80 전기차 롱휠베이스 44대, 아이오닉 5 262대 등 총 393대의 차량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차량 지원으로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브랜드 비전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20 정상회의의 주제인 ‘함께하는 회복, 더 강한 회복’에 맞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의지를 밝히겠다는 행보다. 현대차그룹은 단순 차량 제공뿐 아니라 운전기사 교육, 현장 기술지원 부스 개설, 합동 정비 대응팀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G80 전기차는 제네시스의 첫 전기 세단으로 고급 편의사양과 신기술을 대거 적용해 높은 상품성을 갖췄다. ‘세계 올해의 전기차’로 선정된 바 있는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개발된 첫 전용 전기차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올해 최고의 발명품’으로도 뽑힌 아이오닉 5의 외부전력 공급 기술(V2L)은 현지에서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과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등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정상회의 기간에 운행되는 전기차들이 현지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 향후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시그넷은 현지에 마련된 64개의 전기차 급속 충전기 중 37개를 설치했다. 이 충전기는 회담장 부근의 공식 충전소에 비치돼 G20 ‘VIP’들의 차량 충전을 지원한다. 이 제품은 SK시그넷의 표준형 제품을 발리의 전력 설비 조건에 맞춰 개량한 특수 모델이다. 정상회의가 끝나면 인도네시아 전국 거점에 설치될 예정이다. SK시그넷은 2010년 ‘제5회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200㎾급 전기차 충전기를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했다.

박흥준 SK시그넷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전기차뿐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전기 보트, 전기 선박 등 모빌리티 충전 솔루션을 모두 제공해 아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