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강화 약속' 이틀만에 또 산재…사면초가 SPC
SPC 사과에도 계속되는 사고…불매운동 더 번지나
SPC 계열사 제빵공장 근로자가 근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에 또 다른 계열사 공장에서 근로자가 부상을 당했다.

허영인 SPC 회장이 그룹사 현장의 안전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직접 사과한 지 이틀 만에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면서 SPC의 약속이 형식적인 게 아니냐는 비난이 또 쏟아지고 있다.

참변 직후 공장을 가동한 사실이 드러나 시민의 분노를 부른 SPC로선 회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다시 산재 악재를 맞닥뜨리면서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23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0분께 경기 성남시 샤니 제빵 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빵 상자를 옮기는 기계에 손가락이 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접합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샤니는 SPC 그룹 계열사 중 하나다.

지난 15일에도 경기 평택시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숨졌는데, 이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8일 만이다.

허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면서 3년간 1천억원을 투자해 안전 시스템을 보강하겠다는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으나, 이틀 만에 또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과와 안전관리 약속이 무색해졌다.

특히 앞선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회사의 부적절한 대응이 더 큰 논란을 키워 SPC 전체 브랜드에 대해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SPC는 SPL 사고 바로 다음날 천을 둘러놓은 채 공장 라인을 재가동했고 계열사 빵 소스를 제조하다 사망한 고인의 빈소에 계열사 빵 제품 상자를 가져다놓아 상식에 어긋난 처사라는 논란을 자초했다.

현재 온·오프라인에서는 SPC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면서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삼립 등 SPC 계열사들에 대한 불매를 약속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SPC 브랜드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이번 사고에 대한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SPL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 분석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의 유족은 사고 경위를 명백히 밝혀 달라면서 전날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