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포스코 경영진 문책 고려 안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이 최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심각한 침수 피해를 본 데 대해 “경영진 문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 조사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 사안은 철강제품 수급에 미칠 영향”이라며 “(산업부가) 경영진 문책 등 다른 의도나 목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조사가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 경영진 교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을 부인한 발언이다.

앞서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지난 14일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 TF’ 회의 관련 언론브리핑에서 “태풍 힌남노가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중점적으로 따져보겠다”며 포스코 경영진에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이 장관은 “(국내에서는) 전기강판, 스테인리스스틸, 선재 등 3개 강종이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되고 있다”며 “현재 재고는 3~6개월 분량으로 생산 차질이 길어지면 전기차 생산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수급 정상화에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는 12월 말까지 거의 대부분의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타버린 변압기는 일본에서 다시 수입하려면 수개월이 걸리고, 모터도 모두 물에 젖은 상황이기 때문에 복구 과정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근 불거진 ‘경영진 문책론’에 강하게 반발했다. 포스코의 침수 피해가 경영진의 태풍 대비 미흡 탓이 아니라 그간 하천 정비 사업으로 냉천이 폭우 피해에 취약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산업부가 포스코 경영진 문책론을 불러일으키며 기업 기강 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따졌다.

이에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포스코가 지난해 영업실적이 좋았던 만큼 내부에서도 200억~300억원을 들여 재해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경영진이 (태풍 피해를) 예측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맞섰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