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카카오뱅크 체크카드와 (아래)토스뱅크 체크카드의 모습. 사진=한경DB
(위)카카오뱅크 체크카드와 (아래)토스뱅크 체크카드의 모습. 사진=한경DB
토스뱅크에 이어 자산규모 1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국내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한다. 앞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자체 체크카드 발급을 통해 수시입출금계좌 고객을 유인해왔다. 신용카드의 경우 제휴 금융사를 통한 발급을 이어왔는데, 앞으로는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해 국내 카드사와 직접 경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합산 가입자 수만 2200만명을 웃도는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시장 진출을 예고함에 따라 국내 결제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 진출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지금까지는 주요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한 신용카드 공급에 주력해 왔는데, 앞으로는 신용카드업 겸영을 통해 자체 신용카드를 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3일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플랫폼 수익 확대를 위해) 제휴 신용카드 사업을 모든 카드사로 확대해 범용성 강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라이선스 취득을 통한 직접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동시에 신용카드업 겸영 라이선스 취득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 진출 의지를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18년 신용카드업 라이선스 취득을 시도했다가 보류한 바 있다. 신용카드 시장 수익성 악화, 자사 자본 여력 불충분 등이 당시 카카오뱅크가 밝힌 신용카드업 진출 보류 사유였다. 카카오뱅크가 약 4년 만에 다시 신용카드업 진출 의지를 밝힌 데에는 자본 여력이 확대된 결과다.

카카오뱅크는 흑자 전환, 기업공개(IPO)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여유 자본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사업확장의 요인이다. 현재 카카오뱅크 전체 영업수익 중 플랫폼 및 수수료 부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국내 금융시장 내에서도 신용카드 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하는 데에는 소비·결제 데이터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한 영향이 크다. 신용카드 인허가를 취득한 국내 금융사의 경우 전국 가맹점 소비·결제 데이터를 대량 축적할 수 있어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민간 소비의 70% 이상이 카드 결제로 이뤄지고 있어, 소비·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화 가능 범위가 넓은 편이다. 신용카드 소비·결제 데이터가 축적되면 마이데이터 연계를 통해 맞춤 금융상품 추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현재 존재하는 금융 데이터 중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결제 데이터가 가장 유의미한 정보에 해당한다. 내재된 사업 활용 가치가 크단 것"이라며 "이외에도 수익원 다각화, 고객 수요 증가 등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카드업 진출 의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신용카드업 겸영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개선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 진입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신용카드업 겸영 허가 요건을 일부 완화한 바 있다. 은행이 신용카드 영업을 하기 위해 대주주 자기자본이 출자금액의 4배 이상이어야 하는 규제를 완화한 것이 핵심이다.

물론 신용카드업 겸영 허가 요건이 완화됐다고 해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당장 라이선스 취득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카드업 겸영이 전례 없는 사안인 만큼 사측의 라이선스 신청 준비 기간과 당국의 인허가 기간을 감안하면 2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측의 신용카드업 겸영 라이선스 신청 시 시장의 경쟁 제한성, 영업 질서 및 모집 질서의 건전성 등을 기준으로 인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라이선스 신청을 받는 시기에 필요 요건 부합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사하고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검토 작업을 거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