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전차 제조사인 현대로템의 K2 전차가 가동되고 있는 모습.  현대로템 제공
국내 유일 전차 제조사인 현대로템의 K2 전차가 가동되고 있는 모습. 현대로템 제공
국내 유일의 전차 생산 기업인 현대로템은 세계 정상급 성능을 지닌 K2 전차를 앞세워 지상 무기체계 선도기업으로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현대전에서 전차는 전쟁의 판세를 결정짓는 지상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공중폭격 등 화력에 의해 전쟁이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지상부대가 투입돼야 비로소 전쟁이 종결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최강 능동방호 시스템 갖춘 K2

K2전차는 노후한 M48전차를 대체하고 지상군 작전 수행 능력 강화를 위해 2008년 개발됐다. 현재 3차 양산이 진행 중이다. K2전차에 적용된 120㎜ 활강포는 현재 북한이 보유한 대부분 전차를 파괴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자동장전 장치를 채택하면서 승무원 3명만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동하면서도 6초 이내에 재사격이 가능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체 방호 능력도 갖췄다. 현대로템이 K2전차에 탑재한 능동방호 시스템을 활용하면 날아오는 미사일을 회피하는 유도교란형 소프트킬(Soft-kill)과 직접 무기를 타격하는 대응파괴형 하드킬(Hard-kill) 등이 가능하다. K2전차에 들어간 소프트킬 시스템으로는 방호용 레이더와 레이저 경고 장치, 유도교란 통제장치, 복합 연막탄 등이 있다. 적군의 대전차 유도미사일이 날아오면 이를 감지해 미사일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즉각 복합연막탄을 발사해 미사일을 교란하고 신속하게 회피 기동한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인 K2전차에는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응탄을 발사해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하드킬 능동방호 시스템이 함께 적용된다.

차체 방어력을 높여 승무원의 생존력을 극대화한 수동 방호체계도 K2전차의 강점으로 꼽힌다. K2전차 전면부에는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을 막기 위한 복합장갑이 설치됐으며, 핵 공격 시 발생하는 방사선을 차단하기 위한 중성자 차폐 라이너도 적용됐다. 승무원이 방독면 착용 없이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양압장치도 포함됐다.

○글로벌 최신예 전차들과 경쟁

미국, 러시아, 독일 등 세계 주요 전차 생산국은 보다 치명적인 화력과 빠른 기동력, 증가한 방호력을 갖춘 4세대 전차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중동,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도 신규 전차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쟁을 조기 종결해 막대한 전쟁 비용을 줄이고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우리 군의 주력인 K2전차는 2020년 3차 양산 계약이 체결되면서 글로벌 최신예 기종들 가운데 유일하게 양산되는 전차가 됐다. 4차 양산 역시 지난해 말 확정돼 추가적인 생산 기반이 마련됐다. 이를 위한 예산이 확정되면 지속적인 생산라인 가동을 통해 1100여 개 중소 협력사들과의 선순환 산업 생태계도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꾸준한 양산을 통해 전력화되면 우리 군의 전투력도 함께 강화될 전망이다. 야전에서 아직 운용되는 노후 M48전차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예비군에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차 수요에 발맞춰 현대로템은 해외 시장 진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산 수출 시 자국 납품 실적이 가장 중요한 요인인 만큼 K2전차 양산은 거래 당사국의 신뢰 기반이 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2008년 독일 등 선진 전차 대국을 제치고 터키에 기술을 수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전차 완성품 수출까지 물꼬가 트이면 K2전차의 우수성이 입증돼 다른 국가에서의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수십 년간 축적해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최신예 K2전차의 수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인 전차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방위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