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열등생’으로 꼽히던 건설업계가 올해 ESG 평가를 앞두고 심기일전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평가에서 B~C등급을 받은 중견 건설사들은 ESG팀을 갖추고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일 국내 ESG 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지난해 중견 건설사 중 ESG 심사에서 A등급을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태영건설 IS동서 신세계건설 일성건설 DL건설 한라 벽산 등은 B등급이었고, 금호건설 동부건설 SGC이테크건설 계룡건설 등은 C등급을 받았다.

환경 요소에서 특히 취약점을 드러냈다. 대부분 C등급을 받았고, 계룡건설은 최하위인 D등급이었다. 탄소 배출량 검증 과정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대부분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계산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의미다. 배출 폐기물의 양이 적지 않고, 재생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중견 건설사들은 올해부터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DL건설은 ‘DL 그린 챌린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장 환경 관리를 강화하고 임직원의 책임의식을 고취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협력사를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IS동서는 환경관리 매뉴얼을 통해 오염·폐기물 예방 관리 및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업계 안팎의 반응은 냉랭하다. ‘주변 청소’ ‘나무 심기’ ‘봉사활동’ 같은 이벤트성 활동으로는 ESG 등급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건설업 ESG 경영 실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 건설업체의 ESG 경영 적용 실태 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1.9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