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 가고 전자동 커피머신 온다”...드롱기의 한국 공략 전략은?[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커피 공화국’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국내 커피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채로워졌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전문점을 찾는 것을 넘어 이제는 직접 원두를 골라 커피를 내려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980년대의 인스턴트 커피, 1990년대 스틱형 믹스커피, 2010년대 커피전문점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커피머신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속도로 커지는 커피머신 시장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전세계 캡슐커피머신 시장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5%씩 커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국내 캡슐커피머신 시장 규모는 2020년에 이미 2000억원을 넘기면서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커피머신 중 아직까지는 캡슐커피의 보급률이 더 높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캡슐커피머신은 15~20%의 시장 침투율을, 전자동 커피머신은 1~2%의 침투율을 기록하고 있다.

캡슐 커피는 원두의 종류와 양이 정해져있다. 기계에 캡슐을 넣고 커피를 추출해서 마신다. 반면 전자동 커피머신은 원두 선택부터 분쇄 강도, 추출량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선택지가 다양한 만큼 가격도 비싸다.

드롱기, 국내 전자동 커피머신 시장 공략

업계에서는 커피 머신이 고급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신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급 커피머신을 찾는다는 얘기다.

이탈리아 가전 브랜드 드롱기는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드롱기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네슬레, 존슨앤존슨 출신의 김현철 대표를 신임 대표 자리에 앉혔다. 드롱기코리아의 첫 한국인 대표다.

10일 서울 서초동 컨셉스토어에서 만난 김현철 드롱기코리아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이 드롱기의 과제”라며 운을 띄웠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쌓아온 고급 소형 가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코로나 19 특수가 겹쳐 매출이 늘었지만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고객 접점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달 서초동에 드롱기 코리아 컨셉스토어를 추가로 개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드롱기는 소형 가전 시장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유명하다. 대표제품 ‘드롱기 프리마돈나 엘리트’는 백화점에서 400만원대에 판매된다.
김현철 드롱기 신임 대표(사진= 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김현철 드롱기 신임 대표(사진= 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드롱기코리아 매출은 2017년 215억원에서 2019년 237억원, 지난해에는 34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카페 문화가 확산한 덕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약 4배 폭증한 22억원을 기록했다.

드롱기코리아는 새 시장으로 오피스(사무실)를 선택했다. 지난달 드롱기의 글로벌 지사 중 처음으로 사무실 전용 커피머신 및 원두 구독서비스인 ’오피스클럽’을 런칭했다. 김 대표는 “커피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커피머신은 사내 복지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며 “대다수 기업들이 여전히 커피 믹스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사무실 내 전자동 커피머신 수요가 급속하게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드롱기 코리아는 ‘원두에서 커피까지’라는 전략 하에서 자체 로스팅으로 원두를 공급하고 커피 머신 설치 및 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드롱기 컨셉스토어 양재점(사진=드롱기코리아)
드롱기 컨셉스토어 양재점(사진=드롱기코리아)
한국 시장에서 올해 매출 500억원을 올리는 것이 김 대표의 목표다. 그는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커피머신 의존도를 낮추고 토스트기, 라디에이터 등 다른 소형가전 매출도 함께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