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사상 최대 거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의 인수 후보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시장금리가 치솟으면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IFC 인수전은 이지스자산운용-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매각 측은 이달 말 자금 조달 능력 등을 평가하는 3차 최종 입찰을 계획하고 있다.

11일 부동산금융업계 추정에 따르면 IFC를 최종 인수하는 회사가 기관투자가들에 연 3%대 중반 이상의 임대료 수익을 제시하기 어려워졌다. 추정 임대소득이 연 1650억원 정도인데, 인수 후보 간 경쟁 격화로 예상 인수 가격이 4조4000억원 이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금융회사 임원은 “연간 임대소득을 투자 원금으로 나눈 캡레이트(cap rate)가 3%대 중반으로 4~5%대인 인근 프라임 오피스빌딩과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금리가 너무 올라 저금리 담보 차입으로 기대 수익률을 높이기도 어려워졌다”며 “어떤 구조나 전략으로 상품화할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IFC의 추정 캡레이트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국고채 수익률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3년물이 약 3.1%, 10년물이 3.3%를 나타냈다. 1차 매각 입찰을 실시한 지난 2월 초와 비교하면 금리가 0.7%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당장 기대 수익률은 낮더라도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기관들이 결국 투자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체투자 담당 임원은 “토지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임대하는 조건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2014년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처럼 길게 보면 성공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IFC는 2004년 건설 당시 서울시가 토지 매각이 아니라 최장 99년 임대 조건을 내걸었다.

부동산금융업계에서는 “워낙 덩치가 크고 상징성도 있는 ‘랜드마크’ 거래여서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참여를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창의적인 딜 구조를 제시하는 인수 후보에 투자확약서(LOC)를 써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