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돈으로 고액 부동산을 매입하고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세청은 소득이 적거나 없으면서 비싼 부동산을 취득한 연소자 중 증여세 탈루 의혹이 있는 22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도 2020년 7월부터 작년 9월까지 전국에서 법인·외지인이 저가 아파트를 사들인 거래 8만9785건 가운데 이상 거래로 분류된 1808건을 정밀조사해 570건의 위법 의심 거래를 확인했다.

국세청 조사에서는 △부모 재산으로 대출을 상환하거나 사치성 소비를 한 41명 △고가 주택을 구입했지만 본인 소득이 소명되지 않은 52명 △허위 차용증 등을 쓰고 부모가 대신 갚아준 87명 등이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사업 수입 등을 숨긴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돈으로 재산을 불린 47명도 포함됐다.

국토부 조사에서도 미성년자가 저가 아파트 12채를 사들이고 매입 대금은 부친이 매도인에게 송금한 사례가 적발됐다. 국토부는 가족 간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258건을 따로 분류해 국세청에 통보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부동산 매입과 관련된 자금 출처를 정밀하게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노경목/이혜인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