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최대 실적에도 전망은 밝지 않아…4분기 뷰티 영업이익 16.9% 감소

LG생활건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17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주력인 화장품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매출이 감소한 데 이어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 치면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했다.

LG생활건강 작년 매출 8조원 돌파…화장품 부진에 4분기 실적 뒷걸음(종합)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이 8조915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조2천896억원으로 5.6% 늘었다.

그러나 4분기 매출은 2조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2천410억원으로 5.9% 줄었다.

주력인 화장품 사업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4분기 뷰티 매출은 1조1천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영업이익은 1천873억원으로 16.9%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이와 관련해 로드숍 중심으로 운영해온 더페이스샵이나 이자녹스, 수려한 등의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또 가격정책에 따라 12월 면세점 매출이 일시적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은 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시장 위축에도 '후' 등 럭셔리 화장품은 견고한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화장품 사업 매출은 4조4천414억원으로 전년(4조4,581억)보다 소폭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천761억원으로 6.5% 증가했다.

후는 전년 대비 12%, 오휘와 CNP 등은 8% 이상 성장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상황인 만큼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크다.

차석용 부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북미 시장 등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생활용품 사업은 피지오겔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 선전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4분기 매출은 5천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102% 성장했다.

연간 매출도 2조582억원으로 9.9%, 영업이익은 2천89억원으로 1.7% 늘었다.

음료 사업도 호조를 보였다.

4분기 매출은 3천8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영억이익은 336억원으로 60.8% 성장했다.

연간 매출도 1조5천919억원으로 5.2% 늘었고 영업이익도 2천47억원으로 6.2%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도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등 주요 브랜드들이 좋은 실적을 내며 매출을 견인한 덕분이다.

한편 LG생활건강은 면세점 매출과 관련한 정보를 일부 증권사 연구원들에게만 전달한 의혹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위험에 처해있다.

이에 주당 100만원이 넘었던 주가도 95만원대로 내려앉은 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