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본사 사업부를 국내와 해외로 분리하는 실험에 나선다. 전체 매출의 50%에 육박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6대 전략식품을 앞세워 K푸드 영토를 확장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CJ제일제당은 본사를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식품사업으로 분리한다고 4일 발표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해외 사업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와 해외 사업부가 각각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식품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까지 44.6%(3조1617억원)에 달한다. K푸드 인기에 힘입어 2019년 이후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헤드쿼터는 마케팅, 연구개발(R&D), 생산 등에서 자체 기능을 갖추고 해외 전 지역의 사업을 관리한다.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메가트렌드를 분석·전파하며 제조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해외 생산기지에 이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글로벌 헤드쿼터 산하엔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해 6대 글로벌 전략 제품을 키울 방침이다. 6대 글로벌 전략 제품은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만두, 치킨, 김, 김치, K소스, 가공밥을 선정했다.

지금까지 본사가 해외법인 지원과 국내 사업을 모두 총괄했지만 앞으로 식품한국총괄은 국내 사업만 맡는다. 한국총괄 산하에는 식품영업본부, 디지털사업본부, B2B사업본부, 한국생산본부, 한국R&D센터 등을 배치했다. 한국총괄의 수장은 식품 분야 경쟁력 제고를 이끈 김상익 전 식품사업운영본부장이 맡는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지역별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올해 상반기 영국법인을 설립, ‘K푸드의 불모지’로 불리는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한식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유럽 국가에서는 대형마트에 숍인숍 형태의 ‘비비고 투 고’ 매장을 운영해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