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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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함께 ‘3대 귀금속’으로 꼽혀온 팔라듐, 백금(플래티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팔라듐과 백금은 고가 액세서리에 들어가는 귀금속이지만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에 주원료로 쓰이는 산업재다.

金보다 귀하다더니…팔라듐·백금의 '배신'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팔라듐은 전 거래일 대비 4.51% 내린 온스당 1822달러로 마감했다. 작년 5월 고점인 2985달러 대비 39% 하락했다. 백금 가격은 온스당 953.7달러로 작년 2월 고점(1291달러) 대비 26% 떨어졌다. 작년 초까지 팔라듐은 금보다 비싼 지구상에서 가장 귀한 귀금속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엔 가격이 비슷해졌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은 온스당 1799.4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팔라듐에 베팅한 국내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KBSTAR 팔라듐선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작년 5월 대비 39% 떨어졌다. 반면 팔라듐 가격 하락으로 수익을 내는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 ETF는 36% 상승했다.

최근 1년간 팔라듐과 백금 가격이 하락한 원인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이다.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두 금속의 수요도 덩달아 줄었다. 팔라듐은 전체 수요의 85%, 백금은 40%가 자동차 정화 촉매에서 나온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 확대가 최대 악재가 되고 있다. 전기차에는 정화 촉매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디젤 엔진에 주로 사용되는 백금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디젤차는 가장 먼저 퇴출당할 차종으로 꼽힌다.

가솔린 엔진에 쓰이는 팔라듐은 타격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반도체 공급 문제가 해소되면 단기적으로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기차 보급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는 자동차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팔라듐 가격이 올해 2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에 따라 2023년 121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